최근 미국 연준이 다음 달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통화정책의 변곡점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를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지만, 한편에서는 급증하는 가계부채가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약 4년 만에 이뤄지는 금리 인하는 국내 경제에 큰 변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이번 주 토크 ON에서는 다가오는 금리 인하가 하반기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오늘 함께하실 패널 소개하겠습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김상호 사회자]
임규채 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임규채 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
예, 안녕하십니까.
[김상호 사회자]
다음 달 9월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연준이 예상대로 다음 달에 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2020년이죠. 2020년 이후 4년 만에 금리에 관한 정책이 변화하게 되는데, 그동안 지속되었던 고금리 시대가 끝을 보이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두 분 말씀 먼저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황세운 위원 먼저 말씀해 주실까요?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일단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미국 연준이 왜 그렇게 고금리 정책을 취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살펴보면, 결국은 인플레이션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2022년부터 인플레이션이 굉장히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굉장히 높은 수준까지 올리게 되는 거고요. 5.5%까지 올리게 되죠.
미국 같은 경우에는 인플레이션이 최고로 높았을 때 9%를 넘어갔었습니다. 연간 인플레이션이 9%라는 것은, 사실 엄청난 것이잖아요. 국민이 굉장히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 바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다시 말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사용하는 것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이 지난 7월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이 연 2.9%까지 떨어지게 됩니다. 3년 반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게 되는데, 연준이 목표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수준은 2% 정도 됩니다. 굉장히 높은 수준에서 2%대 근처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이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인다면 연준도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부분들이 크게 작용했고요. 여기에 추가로 미국이 경기 침체를 겪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은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2%대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미국이 경기 침체를 겪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기에 연준도 이제 고금리 정책을 포기할 때가 되었다고 느끼게 될 수밖에 없는 거죠.
[김상호 사회자]
임규채 실장님, 보시기에는 미국이 지금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하면 전망은 어떻습니까? 어느 정도로, 어느 강도로 얼마나 지속될까요?
[임규채 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
지금 미국의 금리가 5.5% 최고 수준에 올라가 있지 않습니까? 2000년 이후에 최근부터 시작해서 그 이후로 최고 수준을 13개월 정도 이렇게 유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게 목표가 인플레이션이었습니다. 그래서 인플레이션도 어느 정도 둔화가 되었지만, 최근에 글로벌 시장이나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 좋아지는 그런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수요 자체가 특정 품목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역시 여기에서 큰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리세션 이야기를 하잖아요. 경기가 굉장히 침체할 것이라는 거죠. 그래서 부득이하게 인플레이션은 어느 정도 둔화했기 때문에 이제는 경제를 살리자. 이런 측면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은데요.
금리 인하의 기준 수준을 한 25bp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만, 최근 미국의 성향을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거의 빅스텝 정도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굉장히 높거든요. 그런데 이로 인해 미국의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다, 이렇게 예측하고 있습니다만, 실질적으로 그게 미국 경기를 살릴 수 있는 여건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건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지금 임규채 실장님께서는 빅스텝, 즉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예상하셨는데, 황 박사님은 동의하십니까?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저는 약간 의견이 다릅니다. 일단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하는 부분인데, 미국이 그러면 어떠한 속도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냐, 그리고 얼마나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의견들이 많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일단 미국의 기준금리가 어디까지 떨어질 것이냐를 조금 예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상단이 5.5%인데, 미국이 기준금리를 어디까지 떨어뜨릴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겠죠.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미국은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했습니다. 0%에서 0.25%로 기준금리를 설정해 놓고 있다가, 이걸 5.5%까지 올린 거거든요. 물론 기준금리를 떨어뜨린다고 하더라도 이전의 제로금리로 돌아갈 가능성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로금리가 필요할 정도로 지금 급박한 상황은 아니니까요.
그렇게 된다면 결국 미국은 기준금리를 어디까지 떨어뜨릴 것이냐를 생각해 보기 위해서 미국의 잠재성장률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잠재성장률은 최소한 이 정도는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경제성장률을 말합니다. 보통 잠재성장률보다 중립 금리라고 부르는 기준금리의 목표치가 잠재성장률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에 있습니다. 지금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대체로 2%, 1.9에서 2% 정도 되지 않을까 시장은 그렇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매년 달성할 수 있는 장기적인 성장률 정도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은데, 장기적인 성장률이 2% 근처라면 중립 금리는 이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인 2.5%에서 3% 정도 되지 않을까라고 시장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현재의 5.5%에서 중립 금리 수준이 3% 내외 정도가 될 것이니까 2.5% 정도는 떨어뜨릴 여지가 생깁니다. 따라서 연준의 기준금리 목표치는 현재로서는 물론 여러 가지 변수가 있기는 합니다만, 3% 내외 정도가 현재 연준이 목표로 하고 있는 기준금리 수준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준금리를 떨어뜨릴 때 목표치가 3% 근처니까 한꺼번에 2.5%를 다 내려버리는 식으로 가지는 않습니다. 단계적으로, 점진적인 수준에서 떨어뜨리게 되는데, 시장은 지금 빅컷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있습니다. 0.25%, 이 베이비 스텝으로 갈 것이 아니라 조금 크게 한 번에 가자는 목소리들이 나오기는 합니다만, 현재 미국 경기를 살펴보면 경기 침체가 이미 가시화된 상황이라고 평가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주식시장이 조금 출렁거리기는 했습니다만, 금방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거든요.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9월에 연준이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0.25%를 인하할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내년에 1% 내외 정도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 정도를 예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황 박사님 보시기에 지금 국제유가도 출렁거리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지금 중동 상황이 안 좋습니다. 언제 전쟁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려운데, 큰 시장은 아니지만 자칫하면 전면전이 될 가능성까지 열려 있는 상황에서, 이게 지정학적 리스크로 작동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십니까?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중동이 이렇게 불안해지면 결국 국제유가가 또다시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은 충분히 우리가 예상해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에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가게 된다면, 또다시 인플레이션의 악몽이 시장에서 다시 높아질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굉장히 중요한 변수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임규채 실장님께서 미국 리세션, 경기 침체 말씀을 잠깐 주셨는데, 어느 정도로 현실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십니까?
[임규채 경북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
미국이 금리를 지금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일차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조정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플레이션이 조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가 우려되니, 경기 침체가 우려될 경우 금리를 조금 인하해야 하는데, 일차적으로 9월경에 한 0.25%포인트 정도 내렸다가, 10월 이후로는 단계적으로 점진적으로 내리기보다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 커질수록 거의 빅스텝 정도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7월을 보면 실업률이 3년 만에 가장 높은 4.3%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 활동지수라는 것이 있는데, 이게 그 기준치인 50 밑으로 떨어졌거든요. 50 밑으로 떨어지게 되면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어쩔 수 없이 빅스텝 정도의 수준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습니다.
여기에 또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미국의 부채 상환 비율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저소득층입니다. 저소득층 중에서도 코로나 시절에 정부 지원받았던 계층들이 현재 대부분 지원금을 소진한 상태이고, 소득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이 실제로 부채 상환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기준은 한 5만 달러 정도인데요, 이분들이 앞으로 어떻게 소득 수준을 높여 경기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 따라 미국 경제의 상황이 달라질 것입니다. 이에 대해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황 박사님, 지금 미국이 경기침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아직까지 경기 침체라고 평가하기에는 조금 이르다고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경기 침체에 접어들었다는 것도 이릅니까?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접어들었다기보다는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 경제 지표를 살펴보면, 미국이 경기 침체의 가장자리까지 온 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내릴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이 활용하는 지표 중 하나가 실업률 지표인데, 샴의 법칙이라고 부르는 실업률 지표를 보면, 최근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직전 12개월 실업률 최저치보다 더 벌어져 0.5% 이상 차이가 나면 경기 침체에 접어들었다고 해석합니다. 최근 3개월 동안 미국의 실업률 평균은 약 4.1% 정도인데, 12개월 최저치는 3.6% 정도였습니다. 따라서 이 둘 간의 격차가 0.5%보다 더 커졌다는 것은, 실업률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빠른 속도로 높아지면, 미국 경기가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전의 11번의 경기 침체 중 10번이 이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그래서 샴의 법칙을 따르는 사람들은 현재 미국 경기가 침체기에 이미 접어들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샴의 법칙이 충족되었다고 해서 경기 침체가 항상 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 들어 실업률이 빠르게 높아진 것은 고용시장에 새로 유입되는 경제활동 인구가 많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이 줄어들어 실업률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계속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 부분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2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살펴보면 2.8%를 기록했습니다. 1분기가 1.4%였고, 2분기에는 2.8%까지 높아졌습니다. 이런 점들을 살펴보면, 미국의 경기가 지금 당장 침체에 빠졌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향후 3분기와 4분기에도 경제성장률이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경기 침체의 위험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경기 침체에 빠졌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