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들어 산불이 자주 발생하면서 경상북도가 극약 처방을 내놓았습니다.
산불이 많이 발생하는 시군은 예산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건데요.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지금도 눈코 뜰 새 없는 시군 직원들에게 산불 업무와 책임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장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2022년 대형 산불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울진군의 한 야산에서 3월 초 또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아 불길을 잡았지만 산세가 험한 곳이라 자칫 대형 산불로 번질 뻔했습니다.
올들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경북에서는 48건의 산불이 발생해 산림 300헥타르가 불탔습니다.
이렇다 보니 경상북도는 행정명령까지 발동해 불법 소각행위를 금지하고 산불을 낸 사람은 예외 없이 과태료 처분과 형사 처벌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실제로 올들어 적발된 불법소각 행위는 울진군 7건, 포항시 4건 등 모두 76건, 과태료는 1,900만 원에 이릅니다.
여기에다 경상북도는 산불이 많이 발생하는 시군에는 불이익을 주는 상벌 조치까지 내놓았습니다.
산불 발생과 피해, 예방 노력 정도를 평가해, 하위 3개 시군은 예산 지원에 불이익을 주고, 상위 5개 시군에는 2억 원씩 더 지원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이상표 경상북도 산림자원과 팀장▶
"전국에 산불재난 국가 위기 경보가 '경계' 단계로 상향 발령되는 등 산불 위험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일선 시군의 산불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상벌 조치를 명확히 실시해 행정의 책임성을 강화하고자"
하지만 공무원노조는 이번 조치가 시군 직원들의 산불 업무를 가중해 업무 기피 현상을 부추긴다며, 24시간 산불 대응을 위한 경상북도의 예산 확대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장은석 전국공무원노조 경북지역본부▶"보상은 못 할지언정 이렇게 패널티를 주시면 타 부서의 원성도 (산림과 직원) 그쪽으로 다 쏠리고 기피 부서로 낙인될뿐더러 업무 추진에 대한 회의를 굉장히 느낍니다."
한편 경상남도도 최근 산불 발생 시군에 예산 불이익뿐만 아니라 책임 공무원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가 공무원 노조가 반발하는 등 논란을 빚었습니다.
MBC 뉴스 장성훈입니다. (영상 취재 최현우, CG 김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