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윤리 강령과 윤리 실천 요강이 있더군요. 이번 코로나 사태와 같은 급성 감염병 등 질병 재난 등에 대한 취재와 보도 기준을 정한 재난 보도 준칙도 있습니다. 곡필 언론으로 고통스러울 때 혹시나 싶어 규정들을 찾아보다가 슬펐습니다. 검찰이 법을 지키지 않는 것처럼 언론도 마찬가지라는 걸 알았으니까요. 공익의 대표자여야 할 검찰이나 사회의 공기인 언론이 부조리의 데칼코마니 같다는 건 비극입니다."
"권력자에 대한 질문은 언론의 권리이자 의무지요. 또한, 언론은 시민인 독자에게 답하고 오보 피해자에게 사과할 의무 역시 있습니다. 이에 묻습니다. 왜곡하거나 부풀리는 등 편파적이거나 불공정하게 취재하고 있지 않습니까. 권력의 감시자인양하다가 권력화하지 않았습니까."
"언론에게 언론다움을 요구합니다." <계속 가보겠습니다> p.267
[김근우 MC]
사실은 그런 조직 속에서도 굉장히 많은 부침이 있으셨음에도 계속해서 공개적으로 비판을 이어가시고 책까지 내신 데는, 굉장히 저는 입장을 바꿔서 제가 임 부장님 자리에 있었다고 한다면 나는 할 수 있었을까? 제 키가 190이 넘거든요? 이렇게 큰데도 못하겠더라고요. 자신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임 부장님께서 이렇게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누구보다도 참 심지가 굳다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그런 굳은 심지라고 해야 할까요? 이렇게 계속 이어오실 수 있었던, 특히나 검찰 내부에서 그렇게 해 오실 수 있었던 원동력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임은정 검사]
저는 기독교인데요. 신앙의 힘이 없었으면 억울해서 못 살았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정말 감사한 건, 저는 기본적으로 힘들 때 종교에 의지를 더 심하게 하잖아요? 어렸을 때부터 기독교이기는 한데 기본적으로 날라리였고, 하나님, 사시 합격시켜주세요, 막 하다가 내가 공부를 잘해서 한 거야, 이렇게 힘들 때만 잠깐 하나님께 귀의했다가 다시 또 막 날라리로 놀고, 죽기 전에 예수님 옆에서 십자가에 있던 강도처럼 죽기 전에 천국을 훔쳐야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가 무죄 구형 이후에 너무 힘들었을 때 몇 번의 은사들이라고 할까요? 위로와 그런 기적 같은 위로를 제가 몇 번을 체험해서, 힘들 때마다 죽으라는 법이 없더라고요. 힘들 때마다 저는 하나님의 위로와 음성을 전 듣습니다.
[김근우 MC]
갑자기 약간 종교 방송이 되는 것 같아요.
[임은정 검사]
그것이,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십자가 정신이 공직자의 법령 준수 의무, 성실 의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하나님의 공의가 대한민국 법률에서 말하는 법과 원칙과 정의라고 저는 생각해서 다르지는 않다고 봐서···
[김규종 MC]
책에 쓰신 내용 가운데 언론에 대한 바람이 있어요. 좀 언론도 언론다웠으면 좋겠다, 검찰이 검찰다워야 하는 것처럼.
[김근우 MC]
저를 조금 뜨끔하게 만드신···
[김규종 MC]
이 지점을 한번 좀 짚어주시면 좋겠는데 언론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고 계십니까?
[임은정 검사]
정말 무죄 구형하고 잊을 수가 없어요. 제가 무죄 구형했을 때 정말 겁났잖아요? 어머니, 아버지한테 미리 말씀을 드려야 될 거 같아서, 자세하게 말 안 해도, 엄마, 아빠한테 이번 주 금요일 날 딸내미가 무슨 사고를 칠 건데, 잘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 "약간의 신분 변화가 있을 수 있어, 마음 준비해" 했을 때 아버지가 그때 암 판정을 받은 상황이라서, 엄마, 아버지가 막 매달리시잖아요. "네가 우리 집 대들보인데, 아빠까지 이러는데 너까지 왜 그러냐" 막 매달릴 때 죽겠더라고요. 완전히 죽겠는데 무죄라서 무죄라고 해야 하니까 저한테는 선택의 여지는 없었어요.
그렇게 했는데 너무 죄책감이 들잖아요? 아버지가··· 그러고 나서 잊을 수가 없는 게 12월 28일 무죄 구형하고 29일인가요? 동아일보에서 막무가내 검사, 그리고 2013년 1월 2일 조선일보 새해 첫 사설, 얼치기 운동권 형 검사, 그리고 중앙일보에···
[김근우 MC]
그런 워딩을 참 잘 만들더라고요?
[임은정 검사]
중앙일보에 부끄러운 검사, 막 난리가 났어요. 아버지가 피를 토하시지. 아버지, 어머니는 그런 신문을 보시는데 아버지, 어머니 친구들은 그런 신문을 보시는데, 계속 우리 아버지는 맨날 우리 딸 검사라고 막 자랑하시다가 친구에게 전화 받잖아요? "너네 딸 왜 그러냐?" 이렇게 되는 거잖아요?
아버지가 너무 힘드셔서 수술을 3월 초에 하셨는데 한숨도 못 주무셨어요. 그랬다가 수술을 받으시고 전신마취 4시간이었으니까 너무 힘드셔서 산소 호흡기를 있으시면서 두 번인가 하시고, 같이 계속 울었는데, 제가 정직 기간이라서 병원에 있으면서. 우리 아버지가 힘든 와중에, 6인실에 있을 때 우리 딸 검사라고 자랑하잖아요. 그랬는데, "그런데 어떻게 해서?" 물어보면 "휴가, 휴가"이랬는데, 아니 8일이면 퇴원할 줄 알았다가 회복이 안 돼서 한 달이 되니까, 제가 휴가가 너무 길잖아요? 옆에서 묻잖아요. "무슨 공무원이 이렇게 휴가가 기냐?"고 하면 "정직 휴가" 이렇게···
[김근우 MC]
정직해서 받은 휴가죠.
[임은정 검사]
그렇죠. 그런데 아버지가 구차하게 길게 설명해야 하잖아요? 우리 딸이 정직은 받았지만 정직하게 했고 검사답게 한 건데 그런데 조중동은 왜 이러나? 이렇게 되는 거잖아요?
한이 맺히는데 나중에 승소하고 나서도 제대로 보도를 안 하더라고요? 프레임을 씌우는 게 지금까지도 좀 계속돼서 정말 슬픈데, 특정 매체 언론들은 제가 전화를 안 받아요. XXX. 받았다가는 이상하게 해서 이상하게 보도를 해버리니까 차라리 내가 안 하고 만다, 그래서 그렇게 해서 자꾸 오면 페이스북에 공지하는, 이렇게 해야지 오해는 안 사니까.
검찰이 이렇게 된 거는 검찰과 언론의 결탁이 크다고 생각하고요, 감싸주고 해주고 해명해 주고. 이런 것들이 언론이 언론다웠다면 검찰이 이렇게까지 망가지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 물론 검찰이 이러니까 언론도 그런 것 같기는 한데, 권력들은 다 그렇잖아요? 닮아가니까.
[김근우 MC]
굉장히 좀 뜨끔한 부분이 있는데, 사실 방금 말씀해 주셨던 결탁이라고 말씀하셨던 부분, 이번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티 타임을 다시 부활시키고 일정 부분, 공보 부분을 좀 해소를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사실 이 부분이 언론에서도 그렇고 법조계에서도 그렇고 쟁점이 좀 있는 사안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비판하는 쪽에서는 언론과 검찰의 공생 관계다, 이렇게 비판을 많이 하시는데 사실은 이 피의사실 공표라는 측면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 사실 지금까지 조금 사문화된 측면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비판하는 쪽에서는 어떻게 보면 아직까지 재판 확정판결이 나오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 지속해서 어떤 수사 기밀을 언론에 흘리면서 일종의 언론 플레이를 하는 거죠. 검찰에서 그런 식으로 하고 언론에서 그걸 받아쓰면서 어떤 특정한 사람을 좀 사회적으로 말리는, 말려 죽이는 약간 이런 행태들에 대해서 비판이 많은데, 이 중간에서 밸런스를, 알 권리와 이 피의사실 공표 사이에서 그 밸런스를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임은정 검사]
그러니까 검사가 검사답지 못해서, 검찰이 검찰답지 못해서 일어난 일인데요. 특수 수사가 사냥이 되면··· 형사부에서는 그런 일 없잖아요. 특수 수사가 사냥이 되면 언론 플레이도 수사 기법이거든요? 영장을 받아내고 관련자들을 제압하는, 여론을 몰이해서. 제가 봤던 사건 중에서 결국은 언론에 났던 것과 그때 검찰 내부에서 있었던 걸 비교해 보니까 검찰이 수사 결과를 흘린 게 아니라 희망 사항을 흘리더라고요? 이게 이렇게 됐다고 하면서 몰이 들어가는 거 있잖아요? 그게 수사보다 희망이 먼저 나가요. 결국 수사가 따라가는 것 같이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 희망 사항이 증명이 안 되는 경우도 있었던 걸 제가 실제 감찰을 할 때, 진상 조사할 때 확인해서 어이가 없었는데.
그렇게 검사들이 기자를 이용하잖아요? 기자들도 이용당하는 거 알면서 검증 없이 받았으니까. 검찰이 검찰다웠으면 국민의 알 권리도 중요하니 철저하게 해서 중립적으로 했으면 모르겠는데 사냥 수법으로, 형사부에서 그런 거 안 봤잖아요?
[김근우 MC]
형사 사건은 상대적으로 좀 그런 게 없죠. 특수 사건에서.
[임은정 검사]
특수 수사는 플레이가, 언론 플레이가 수사 기법이라서 그래요. 그러니까 나쁜 거지.
[김근우 MC]
내부적으로 그게 수사 기법이라는 인식 자체가 다 깔려 있는 건가요?
[임은정 검사]
현실적으로 그렇죠. 깔려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