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경기를 두고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하죠?
3월 15일 밤 대구에서 펼쳐진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얘긴데요,
프로축구 대구 FC가 태국의 강팀, 부리람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뒀습니다.
연장 종료 직전에 터진 극적인 동점골에 이어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까지, 축구의 모든 묘미를 보여준 한판 승부였습니다.
마치 영화와 같았던 대구 FC 승리의 순간을 석원 기자가 재구성했습니다.
◀기자▶
올 시즌부터 대구FC의 지휘봉을 잡은 가마 감독의 전 소속팀이라는 점에서부터 관심을 모았던 부리람과의 맞대결.
가마 감독은 팀의 첫 플레이오프 승리를 자신했습니다.
◀가마 대구FC 감독▶
"특별한 경기가 맞다. 부리람도 나를 잘 알고 있지만 나 역시 부리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 믿고, 팬들에게 즐거운 경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지금 플레이오프지만 분명히 본선에 진출할 할 것이라 믿고 경기를 준비했고 선수들을 믿기 때문에 오늘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초반부터 양쪽의 공방이 치열했습니다.
태국 국가대표가 상당수 포진한 부리람의 빠른 속도와 강한 압박에 대구는 힘든 경기를 펼쳤습니다.
팀 공격의 핵심 에드가가 후반 큰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지만, 대구는 공격을 이어갔고 부리람의 반격도 계속됐습니다.
90분 동안 승패를 가리지 못한 두 팀.
연장으로 이어진 승부로 팽팽한 0의 균형이 이어지더니 연장 후반 종료 직전 부리람의 득점이 먼저 터집니다.
대구의 패배가 확실해지던 순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세징야가 연장 후반 추가 시간에 동점 골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숨막히는 승부차기가 이어졌습니다.
첫 번째 키커인 라마스의 실축으로 위기감이 커졌지만 이어 나온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부리람 골문을 공략했습니다.
마지막 순간 골키퍼 오승훈의 선방이 이어지며 대구가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오승훈 대구FC▶
"(실점 이후) 굉장히 힘들었는데 세징야 선수가 이제 동점 골을 넣어줘서 오늘 승리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저희 대구 팬들께서 제 등 뒤에 계셨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플레이했던 거 같습니다."
각본 없는 드라마, 스포츠의 짜릿함, 축구의 매력을 한껏 뿜어낸 ACL 플레이오프.
대구의 승리로 마무리된 대팍 극장의 아름다운 결말은 4월 펼쳐지는 ACL 본선 무대, 조별리그로 이어집니다.
MBC뉴스 석원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