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가 2022년 3월 9일에 실시됐습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대통령 선거는 민주주의 정치의 꽃이며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현실은 보수와 진보, 호남과 영남의 정치적, 지리적 갈등의 지속이었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어땠을까요? 대구 지역 시민들이 전라도로 가서 두 지역의 시민들이 함께 대통령 선거 개표를 지켜보면서 대한민국 정치적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로드 다큐멘터리를 준비했습니다.
대구에서 전라북도 고창군 고수면까지. 시간은 걸리지만 반드시 가야 할 그 길을 달려가는 대선원정대
박지민 리포터(영남 시민)
여기 되게 따뜻하네요. 날이 포근하네요. 진짜.
이승렬 영남대학교 영문과 이승렬 교수(영남 시민)
날이 따뜻해서 우리를 좀 도와주네요.
윤창준 PD
대구에서 지금까지 한 3시간.
박지민 리포터(영남 시민)
아~ 3시간이나.
이승렬 영남대학교 영문과 이승렬 교수(영남 시민)
3시간 이상 걸렸어요. 열심히 달렸네요.
윤창준 PD
잠깐만, 한 팀이 더 와야 되는데 지민 씨.
안녕하세요?
영호남 대선원정대 완전체 구성
김다희 국악인 (도지정 무형문화재(제29-2호), 동편제, 춘향가 이수)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
윤창준 PD
바로 이 장면이 영남과 호남의 만남이에요.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호남 시민)
그렇군요.
김다희 국악인(호남 시민)
아~
윤창준 PD
의미가 있는 날이잖아요.
오늘 대선을 맞아서. 투표 다 하셨죠?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호남 시민)
예, 그렇습니다.
김다희 국악인(호남 시민)
사전투표했죠.
이승렬 영남대학교 영문과 이승렬 교수(영남 시민)
사전투표했습니다.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호남 시민)
저도 사전투표했습니다.
박지민 리포터(영남 시민)
저는 오늘 하고 왔습니다.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호남 시민)
그러시군요. 바쁘셨겠네요.
김다희 국악인(호남 시민)
바쁘셨겠다.
윤창준 PD
자, 여기서 제가 이 네 분께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저를 따라오십시오.
박지민 리포터(영남 시민)
빗자루?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호남 시민)
빗자루.
김다희 국악인(호남 시민)
빗자루라고 하는구나.
빗지락이라고 하잖아요.
윤창준 PD
어떻게요?
김다희 국악인(호남 시민)
빗지락. 저희 쪽 사투리로는.
이승렬 영남대학교 영문과 이승렬 교수(영남 시민)
아~ 빗지락이라고 그럽니까?
김다희 국악인(호남 시민)
어렸을 때 엄마한테 많이 그 소리 많이 들었거든요?
빗지락으로 흠씬 두드려 맞아야 말 듣는다고.
세심비(빗자루) 축령산 편백나무 숲 지킴이. 변동해 선생이 만든 것으로 민족대표 33인을 기려 높이가 333cm이다.
"세심 빗지루는 마음을 맑게 하는 청량제이며 세상을 밝게 아름답게 하려는 행의 시작입니다."
윤창준 PD
마침 오늘 이제 대선일이니까 어느 분이 당선이 되더라도 이렇게···
이승렬 영남대학교 영문과 이승렬 교수(영남 시민)
나라에.
윤창준 PD
네.
이승렬 영남대학교 영문과 이승렬 교수(영남 시민)
때를···
윤창준 PD
벗겨낼지 아니면 때가 될지 모르겠네. 하하.
김다희 국악인(호남 시민)
그런 의미에선 좋네요. 진짜로 좋은 분이 돼 가지고 우리나라에 껴 있는 나쁜 때를 좀 싹싹 벗겨주시면 좋겠네요.
박지민 리포터(영남 시민)
또 청량하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네요.
수중가(별주부전) 중 '범 내려온다'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송림 깊은 골로 한 짐생이 내려온다. 몸은 얼숭덜숭 꼬리는 잔뜩~♬
상록수 ♬서럽고 쓰리던 지난날들도 다시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 땀 흘리리라 깨우치리라 거칠은 들판에 솔잎되리라♬
윤창준 PD
이 교수님은 제가 차 안에 오면서 많은 얘기를 들었어요.
오늘 대선일에 김 교수님은 어떤 생각을 가지시는지, 어떻게 보셨습니까?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호남 시민)
한편으로는 초조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아무튼 굉장히 큰일이 눈앞에 있는 것처럼 그런, 그런 뭐 생각도 들고 모르겠어요. 두고 봐야죠. 네.
윤창준 PD
오늘 재미있는, 약간 긴장돼요, 저도 사실상.
지금 곧 개표방송이 이루어지니까, 영남과 호남이 만나서 이렇게 개표 방송을 보는 게 처음이지 않나?
김다희 국악인(호남 시민)
그러니까요.
박지민 리포터(영남 시민)
그 현장에 또 제가 있네요.
영호남이 만나서 터놓고 대선 개표방송 보기 아름다운 세심원에서 잠 못 이룬 그 밤. 과연 그들에게 생긴 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