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에서 매해 연말에 선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는 ‘도량발호(跳梁跋扈)’였습니다.
‘권력이나 세력을 제멋대로 부리며 함부로 날뛰는 행동이 만연하다’는 뜻입니다.
응답자 중 41.4%를 얻어 가장 많이 꼽혔습니다.
이번 설문은 ‘비상계엄 선포’가 있기 직전, 지난 12월 2일까지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마치 지금의 상황을 내다본 듯합니다.
‘후안무치(厚顔無恥)’는 28.3%를 얻어 2위를 차지했습니다.
‘낯짝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입니다.
부끄러움을 모르고, 말을 교묘하게 꾸미면서도 끝내 수치를 모르는 세태를 비판한것입니다.
지난 24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역 가면 욕도 먹겠지만 각오하고 얼굴을 두껍게 다녀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3위를 차지한 ‘석서위려(碩鼠危旅)’는 ‘머리가 크고 유식한 척하는 쥐 한 마리가 국가를 어지럽힌다’는 뜻으로 18.5%의 교수가 선택했습니다.
온 나라가 자신이 똑똑하다고 굳건히 믿고 있는 지도자들 때문에 끊임없는 논란과 갈등으로 점철된 시간이었다는 안타까움과 좌절감이 배어 있는 표현입니다.
해마다 발표되는 올해의 사자성어지만 이번처럼 정확하게 상황을 지적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국민은 큰 상처를 안은 채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끝내 지켜낸 우리의 민주주의를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시청자 여러분, 새해에는 평안함이 여러분과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