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 대회 불참을 선언한 뒤 잠행하고 있던 나경원 전 의원이 홍준표 시장이 SNS에 쓴 '패스트 트랙 재판' 글에 대해 "금도를 넘었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나 전 의원은 1월 27일 자기 페이스북에서 "홍준표 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패스트 트랙 재판 관련 글은, 최소한의 사실 관계조차도 모르고 쓰는 망상 속의 소설이자 본인의 삐뚤어진 선입견이 가져온 억측일 뿐"이라며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그 당시 여당과 어떤 협상을 치열하게 하고 있었는지, 제가 원내대표 직을 계속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아마 홍준표 시장은 상상조차 못 할 것"이라며 "물론, 사실을 이야기해도 듣지도 않을 분이다. 지속적으로 저를 비열하게 공격하는 그 정치적 의도는 짐작이 간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매일 같이 보여주시는 그 모습이 딱해서 저는 대꾸도 안 했습니다만, 적어도 패스트 트랙 재판에 관해 이런 허황된 왜곡을 하는 것만큼은 금도를 넘은 것"이라며 "왜 그렇게 조급한가?"라고 홍 시장에게 되물었습니다.
나 전 의원이 전당 대회 불출마를 선언하고도 SNS에 글을 쓴 것은 홍준표 시장이 이전에 썼던 페이스북 글 때문으로 보입니다.
홍 시장은 1월 27일 자기 페이스북에서 "잊혀진 재판이 있다. 패스트 트랙 재판"이라며 "벌써 3년이 지나갔지만 2019.11에 있었던 선거법·공수처법을 둘러싼 여야 대립에서 야당이었던 우리당이 그 두 법 국회 통과를 물리적으로 막으려다가 당 대표·원내대표를 비롯해서 전·현직의원들이 무더기로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선거법과 공수처법 처리를 막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기소된 '패스트트랙 재판'을 소환하면서 당시 황교안 전 당 대표와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전 의원을 '무책임한 지도부'로 표현하며 날을 세운 것으로 풀이됩니다.
홍 시장은 "그때 나는 단식 중이던 황교안 대표를 찾아가 공수처법은 우리가 집권할 때 폐기하면 되니 넘겨주고 괴이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막는 협상을 하라고 했다. 실제로 민주당도 그걸 바라고 있었다"며 "둘 다 강제로 막으려고 하면 우리당 의원들이 많이 희생된다고도 했다. 그런데 당시 당대표·원내대표는 다음 해 공천이 걸린 의원들을 압박해 최전선에 내세웠고 책임지겠다고 호언장담한 그 지도부는 그 후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지도부가 나서서 검찰수사 단계에서 우리가 책임질 테니 우리 지시를 따른 의원들은 기소하지 말라고 협상이라도 했다면 전·현직의원 수십 명이 정계퇴출의 족쇄를 아직도 차고 있을까? 그 사건은 유죄가 되면 무조건 정계 퇴출이 되는 엄중한 법 위반 사건이다. 국회 cctv에 다 찍혀 있는데 무죄가 될 수 있을까? 지도부 무책임의 극치로 금년 안에 1심이 끝날 그 재판에 연루된 전·현직 의원들의 심정은 지금 어떨까?"라고 물으며 "그래서 무책임하고 무능한 지도부를 만나면 의원들과 당원들만 피눈물 나는 것"이라고 나경원 전 의원과 황교안 전 대표를 직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