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이 4월 11일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찾았습니다.
달성군 사저에 입주한 지 1년여 만에 첫 공식 외부 일정을 가진 건데요.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시기여서 갖가지 정치적인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취재기자와 나눠봅니다.
권윤수 기자, 팔공산 동화사에 다녀왔죠?
◀기자▶
4월 11일 아침 일찍 국민의힘 측에서 출입기자단으로 통보가 있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전 10시 30분 팔공산 동화사를 방문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는데요.
2022년 3월 달성군 사저로 귀향한 뒤 조용히 지내던 박 전 대통령의 첫 공식 외출이어서 MBC취재진 말고도 많은 기자들이 현장에 몰렸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올림머리를 하고 나타났습니다.
차를 타고 와 동화사 설법전 앞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동화사 의현 스님으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았고요.
다시 차를 타고 통일약사대불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스님과 함께 합장과 분향, 예불을 올리는 등의 축원 행사를 했습니다.
건강한 모습이었지만 동화사 안에서 이동할 때도 차를 이용했고요, 운동화를 신고 있었고, 조심스러운 걸음걸이에 간혹 발을 헛디디기도 했습니다.
건강이 좀 어떠냐는 기자 질문에 "앞을 안 보면 넘어질라 그래서…"라는 짧은 답변만 남겼습니다.
이 밖에 별다른 발언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앵커▶
박 전 대통령은 말을 아꼈는데, 동화사 큰스님이 취재진을 향해 발언했죠?
◀기자▶
동화사 의현스님이 축원 행사를 마치고 박 전 대통령에게 환영한다고 말한 뒤 다소 정치적인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먼저 고 박정희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새마을운동, 산업화 성취, 100억 달러 수출 달성 등의 업적을 추켜세웠고요.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에 비선 실세가 많지, 박 전 대통령은 비선 실세한 게 없다고 발언했습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자리를 이동해 스님들과 비공개 오찬, 차담을 함께했는데요.
이동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지지자 100여 명은 이름을 부르면서 건강을 기원했고, 박 전 대통령은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인사했습니다.
◀앵커▶
'공식 외출이 왜 하필 지금이냐?'고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까?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잖아요.
◀기자▶
이번 일정에도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유영하 변호사가 함께했는데요.
유 변호사는 '정치적인 행보가 아니다. 정치적인 해석은 말아달라'고 하면서도 앞으로 전통시장 방문이라든지 공식 행사가 있으면 국민의힘을 통해 알리겠다고 했습니다.
이번 동화사 방문과 함께 본격적인 외부 일정을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당장 다음 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만남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유영하 변호사의 말 들어보시죠.
◀유영하 변호사▶
"아마 일정 조율하고 있고요. 다음 주쯤 방문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오늘 아니면 내일 그쪽 보좌진, 실장님 계시니까 연락을 해서 날짜가 정해지면 아마 대표실에서 언론에 알리지 않겠냐고 보고 있습니다."
고향에 돌아와서 외출을 자제한 채 조용히 지내던 박 전 대통령이 2024년 총선을 1년 앞두고 움직이기 시작했는데요.
이런 행보가 과연 지지 세력 결집 등의 파급 효과로 나타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