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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강등 위기 대구FC, 깊은 부진 원인은?


대구FC의 부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구단 창단 20주년을 기념하는 2022년, '우승'이라는 목표를 걸고 시즌을 시작한 팀의 현실은 최하위에 가깝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런 상황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지난 시즌 3위, 하지만 더 높은 곳을 본 대구는 신임 가마 감독까지 영입하며 야심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한때 위기도 있었지만,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와 조별 예선에서 보여준 선전과 구단의 역사를 새로 쓴 무패행진, 거기에 순항 중인 FA 컵까지··· 한때 분명 잘 나가던 팀의 모습을 갖췄던 대구는 어느 순간 지독한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벌써 팀의 강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시민구단의 특성상 그 위기감은 더 무겁게 다가올 텐데요. 과연 지금 부진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또, 대구FC는 어떤 선택으로 이 위기를 넘어갈 수 있을까요? 대구MBC스포츠+에서 그 고민을 함께해 봅니다.


완전체를 구성하지 못한 대구의 2022시즌

어느 팀이나 '부상'이나 '전력 공백'의 어려움은 그 크기가 다를지언정 존재하겠습니다만, 2022시즌 대구FC의 선수단 구성은 특히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지난겨울, 팀 전력의 핵심을 이뤘던 선수들이 많이 떠났던 대구, 그래도 그 대안을 찾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지만, 이조차도 쉽지 않았습니다. 대구는 시즌 개막 이후 완벽한 BEST 11로 치른 경기가 그리 많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3월 펼쳐졌던 ACL 플레이오프에서 당한 에드가의 부상은 치명적이었습니다. 공격 전술의 상당 부분을 책임져야 할 에드가는 결국 시즌을 치를 수 없다는 판단하에 팀을 떠나야 했죠. 에드가와 콤비를 이뤘던 세징야 역시 시즌 초반부터 크고 작은 부상이 이어지며 많은 경기를 책임지지 못했고 이는 팀의 성적으로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새로 영입한 국가대표 홍철, 원래 부상이 많았던 홍정운의 부상과 금강불괴 같던 정태욱도 몇 경기를 뛰지 못할 만큼 팀의 부상은 이어집니다. 최근에는 팀 내 득점 1위인 고재현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황인데요. 완전체를 구성하지 못한 팀으로는 이겨내기 힘듭니다. 팀의 스쿼드 자체가 두텁지 못하고,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크다는 한계가 유독 더 무겁게 자리하는 2022시즌, 대구FC의 부진은 이 부분부터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대구FC의 불운? 위기마다 더해진 악재
강팀의 요건은 위기의 순간을 돌파하는 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느 팀이든 리그를 치르며 힘든 순간은 있기 마련. 그 상황을 이겨내는 힘이 강팀으로, 또 명문구단으로 가는 첫걸음이라 할 텐데요. 대구FC는 아직 강팀의 반열에 오르지 못함을 이번 시즌 절감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선수단에는 억울한 순간들도 많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오심으로 밝혀진 VAR 판독 오류는 특히 깊은 아쉬움으로 남을 겁니다. 7월 초, 아직 무패행진은 이어졌지만 조금 주춤해진 팀 상황에서 이날 결승 골이 될 뻔했던 득점이 취소되면서 수원FC와의 홈 경기는 무승부로 남겨집니다. 무승 행진의 시작점 근처이자, 무패 행진의 끝에 닿아 있다는 지점이라 대구에겐 분명 큰 악재로 기억될 겁니다.

가마 감독의 갑작스러운 이탈도 팀의 위기를 더한 요소로 봐야 할 겁니다. 리그와 ACL 사이에서 펼쳐진 울산 원정, 큰 패배로 팀은 극도로 침체에 빠졌고 결국 사령탑이 떠나는 결과에 이릅니다. 보통 이런 충격 요법은 팀의 변화로 이어지곤 하는데요. 대구에겐 오히려 더 부담이 된 듯합니다. 결국 ACL도 16강에서 그 도전을 멈췄고, 리그 부진도 여전히 이어집니다.


대구의 예측된 위기, 준비 못 한 한계
몇몇 지점은 예상보다 더 큰 위기였다 할 것이고, 또 어떤 것들은 운이 없다는 핑계도 가능할 겁니다. 하지만, 대구FC의 이런 크고 작은 위기와 아쉬움은 어느 정도 준비와 대비를 할 수 있던 영역도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특히 여름 이적 시장에서 팀의 빈 공간을 해결하지 못한 지점은 예측된 지금의 위기에 대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겨울 시장에서 이미 미드필더 라인을 많이 잃었던 대구, 심지어 팀의 중원을 지켜왔던 라마스까지 여름 이적 시장에서 떠나며 대구는 팀 특유의 색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상황에 빠졌습니다. 공교롭게도 라마스가 떠난 이후부터 팀이 단 1승도 못 거두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한 부분이죠.

전력의 이탈은 이런 이적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앞서 언급했듯 선수단의 부상이 아쉬웠던 대구, 하지만 팀의 피지컬 코치가 2022년 2번이나 바뀐 점은 이 모든 부상의 또 하나의 이유이자, 한계로 찬찬히 살펴봐야 할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신임 감독 부임과 함께 한 차례 바뀐 팀 피지컬 코치는 감독이 떠나며 또 한 번의 변화를 겪습니다. 부상이라는 부분과 닿아 있는 파트라는 점에서 피지컬 코치의 불안정한 흐름은 부상으로 인한 팀 부진을 이미 예고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과적으로 돌이켜보면 선수단부터 코칭스태프까지 너무 두텁지 못한 구성이 예측된 위기이자 준비를 잘하지 못한 한계로 보입니다. 감독이 떠나며 수석코치도 없는 대구FC, 감독 대행 체제로 가능한 시간도 이제 한 달보다 조금 더 있을 뿐입니다. 젊은 선수 비율이 높은 대구에겐 특히 지도자들의 역할이 중요할 텐데요. 코치진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 속에서 K4 리그까지 치러야 하는 건 분명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이미 예측된 위기, 하지만 준비가 아쉬운 대목이죠. 지금도 이 위기를 위해선 단순하게 보이는 부분을 고쳐가야 할 겁니다. 부족한 미드필더 라인에 대한 보충이나 전술 보완, 한 달여 뒤엔 꼭 필요한 감독 선임, 팀 분위기 전환을 위한 자극과 선수들의 부상 관리와 같은 기본적 부분이 팀 회복을 향한 시작 아닐까요? 과연 이 가을, 대구는 어떤 결말을 향해갈까요? 팬들은 기대 없이 우려 가득한 시선으로 선수단을 바라봅니다. 과연 이런 무게감을 선수들은 얼마나 공감하고 있을까요? 다가오는 성남전에서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사진 제공 대구FC)

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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