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앞둔 이근호 선수의 마지막 상대는 너무나 공교롭게도 인천유나이티드입니다. K리그 무대 데뷔 팀이자, 본인의 마지막 경기 상대 모두가 인천이라는 건 일부러 짜고 한 것이라 할 만큼 너무나 강렬한데요.
은퇴식을 앞둔 이근호 선수의 시간을 돌이켜보는 대구MBC의 특별기획, '이근호의 라스트댄스' 그간 이근호 선수의 여러 소속팀을 살펴보고, 국가대표의 시간을 돌이켜보면서도 그리 깊게 언급하지 않았던 '인천'이라는 팀과 공간의 이연을 이번 6번째 편에서 다뤄봅니다.
인천 출신 선수의 첫 프로팀도 '인천'
1985년 인천에서 태어난 이근호는 인천의 축구 명문인 부평고등학교 출신입니다. 부평고는 역대 월드컵 대표팀 선수를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로도 유명한데요. 부평고 출신 12명의 월드컵 출전 선수 중 한 명이 바로 이근호입니다.
2003년 고교축구 무대를 평정했던 부평고 맴버 중 한 명이었던 이근호는 당시 같이 뛰었던 하대성, 김승용, 백종환과 함께 우승을 휩쓸다시피 했습니다.
울산으로 간 하대성이나 서울과 계약했던 김승용, 대학에 진학한 백종환과 달리 당시 신생구단이었던 고향의 시민구단 인천유나이티드의 선택을 받은 이근호, 그만큼 고교 시절의 활약은 강렬했고 프로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컸습니다.
2군에 멈췄던 인천의 시간
1년 차 선수에 1군 무대 기회가 없었던 점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죠. 하지만, 이근호 선수와 인천의 시간은 그 이후에도 그리 순탄하지 못했습니다. 2년 차에 접어들면서 등번호 11번까지 부여받으며 기대를 모았지만, 끝내 1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며 리그컵 무대를 경험한 것으로 2005시즌도 마무리합니다.
2006년에 접어들어서도 2군 무대에서 주로 뛰어야 했던 이근호는 활발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1군의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는데요. 2군 리그 19경기에서 7골(득점 5위), 도움 7개(도움 1위)의 활약으로 2군리그 MVP까지 차지합니다.
인천 유니폼을 입고 1군 무대에서는 공격포인트조차 기록하지 못했지만, 2군에서의 화려한 모습은 다른 팀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고, 결국 대구FC에서 새로운 2007년을 맞이하는 결말에 이릅니다. 부평고의 전설이 대구에 이르러 '태양의 아들'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기도 한데요. 특히 대구에 온 이근호를 기다리는 건 인천에서의 추억이 가득했던 바로 하대성이었죠. 인천에서 시작해 대구로 이어진 둘의 호흡은 대구FC의 화려한 공격축구에 중심으로 함께했던 시간을 빛나게 만들었습니다.
마지막 순간, 역시 '인천'
인천유나이티드와 묘한 인연은 이근호의 마지막 순간에도 함께 하는데요. 데뷔했던 팀을 상대로 본인의 마지막 경기에 나서는 이근호, 파이널라운드 일정이 발표됐을 당시 이근호 선수 역시 '재미있다. 제가 데뷔한 인천에서 마지막 경기를 한다. 또 제가 꽃 피웠던 대구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라며 의미 있고 재미있는 대목이라고 강조했죠. 아울러, 경기는 치열하게 펼치겠지만, 인천 팬들이 반겨주고 박수를 받으며 떠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본인의 시작과 끝이 닿아있는 이근호의 은퇴식, 그리고 상대 팀 인천. 이 묘한 인연의 끝은 어떤 결말을 보여줄까요? 다가오는 대구FC의 2023시즌 최종전, DGB대구은행파크에서 펼쳐지는 인천과의 맞대결은 이근호의 은퇴식이 더해지며 경기 외적인 기대감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사진제공-대구FC, 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