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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년 만에 물가 두 배 오른 아르헨티나···환율까지 폭등

아르헨티나가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1년 전에 비해 100% 이상 넘어섰고, 달러 환율도 오르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화폐인 페소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아르헨티나의 '최고액권'은 1,000페소였는데요, 정부는 2,000페소 지폐를 유통하기 시작했습니다. 극심한 경제난으로 여론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데요, 10월로 예정된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추종하는 하원 의원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번 투표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투표를 하지 않으면 벌금까지 내야 하는 의무 투표제이지만 투표를 거부하겠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을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김혜숙 앵커가 황진이 대구MBC 통신원에게 들어봤습니다.

Q. 세계 각지의 뉴스, 현지 통신원 통해 직접 듣는 월드 리포트 시간입니다. 오늘은 아르헨티나로 가보죠.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계시는 황진이 씨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A. 안녕하세요?

Q. 아르헨티나 황진이 씨, 언제나 목소리가 밝지만 아르헨티나 경제는 지금 더 나빠졌다면서요?

A. 그렇네요. 안타깝게도요.

Q.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어느 정도 상황인가요?

A. 맞습니다. 많이 안 좋습니다. 지금 아르헨티나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100%를 훌쩍 넘어선 상황인데요. 물가는 천정부지 오르고 달러 환율도 오르는데, 아르헨티나 화폐인 페소 가치만 하락하다 보니 페소로 돈을 버는 서민들은 아주 어렵습니다.

Q. 천정부지로 오르는 물가 100%가 넘었어요?

A. 네.

Q. 환율도 폭등하고요?

A. 그렇습니다.

Q. 여론이 진짜 나쁘겠어요. 경제, 아르헨티나 늘 어려웠다지만 지금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A. 아르헨티나의 유명한 속담이 하나 있는데요. '울지 못해 웃는다'라는 뜻입니다. 일종의 정신 승리죠. 어려운 상황이지만 경제난이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당장 개인의 의지로 바꿀 수 있는 부분도 없으니 어떻게든 환경에 적응하며 사는 것 같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또 얼마큼 올라 있을지 모르니 페소를 버는 즉시 물건 사재기하는 건 일상적이고요.

만약 남는 페소가 있으면 외식이나 관광에 사용하는 트렌드가 보입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외식업은 때아닌 호황을 이루고 있는데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대비 외식률이 20%가 증가하고 새로 문을 여는 레스토랑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해외여행을 갈 여력이 없고 고가 구매도 불가하니 그에 대한 보상 심리로 그 어느 때보다 외식을 많이 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Q. 좀 아이러니한 상황이긴 하네요. 물가는 굉장히 올랐는데 또 현재를 즐기기 위해서 그렇게 또 하루하루를 버텨나가고 있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이네요.

A. 네, 맞습니다.

Q. 정부가 일단은 이 난관, 극심한 경제난을 해결할, 타개할 대안을 제시를 해야 될 텐데요, 정부는 어떻습니까, 지금?

A. 최근 아르헨티나 정부는 최고액권을 상향 조정했습니다. 원래 최고액권이 1,000페소였는데 2,000페소로 올리고 지난 5월부터 유통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발표한 시기부터 실제 유통 시점까지 화폐 가치가 많이 하락해 큰 의미가 없는 대처라는 여론이 많습니다.

두 번째로는 기준금리 인상인데요. 아르헨티나 정부는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네 번 인상한 바 있고 지난 5월에는 97%까지 인상했습니다. 이러한 조치의 목적은 자국민들의 필수 투자를 장려하고 예금률을 높이려는 것인데요. 하지만 페소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떨어진 상태라 페소를 빨리 쓰려고 하거나 달러로 바꾸는 그 상황은 여전히 마찬가지입니다.

Q. 화폐 가치가 너무 떨어지다 보니··· 한국에 계시지 않은 지 오래돼서 아실지 모르겠는데 한국은 지금 최고액권이 5만 원권이거든요. 2천 페소면 얼마 정도 되는지 아세요, 한화로?

A. 1,000페소 하면 이게 2불이죠. 2불이면··· 한 2,000페소는 한 4불 정도 되나요? (6월 22일 기준 2,000페소 = 7.94달러 = 10,247원)

Q. 청취자들이 계산하실 것 같습니다. 어쨌든 아르헨티나 경제 상황에서 정부는 이런 대응을 하고 있고, 아마도 곧 선거가 있으니까 여기에서 또 국민들이 심판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선거입니까, 치러질 선거가?

A. 아시다시피 아르헨티나는 대통령 중심제인데요. 대통령 임기는 4년이고 연임이 가능합니다. 의회는 상원과 하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양원제입니다. 올해 10월에 있을 대선을 앞두고 8월 '파소(PASO)'라는 이렇게 불리는 예비선거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이 예비선거에서 국민들은 각 정당의 대선 후보 및 상·하원 후보 등을 직접 선출하게 됩니다. 이후 10월 대선을 포함한 총선이 열리게 되는데 이때 국민들은 대통령, 부통령, 하원 의원과 상원 의원을 뽑게 됩니다.

Q. 아르헨티나 선거는 우리와 그럼 어떻게 다른 거예요?

A. 아르헨티나는 우리나라와 달리 의무 투표제입니다. 즉 투표를 권리가 아닌 의무로 지정하여 투표하지 않는 국민을 처벌하는 제도인데요. 아르헨티나의 경우 벌금으로 500페소, 약 1천 원에 해당하는 벌금을 내야 합니다. 벌금은 크지 않지만 3년간 공공부문에서 일할 수 없는 등의 제약이 적용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의무에도 불구하고 많은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이번 선거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어서 그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지난주 아르헨티나 북부 차코주에서 주지사 선거가 있었는데요. 전체 유권자의 40%가 선거에 불참했습니다. 게다가 개표 결과 투표의 10%가 무효표였는데요. 결과적으로 차코주의 50% 유권자가 투표 권리, 투표 의무를 포기한 셈입니다.

A. 아무래도 투표를 해도 바뀌지 않는 그런 상황들에 대한 체념도 있을 것 같고 그 자체가 항의가 될 수도 있는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현재 재임 중인 대통령과 부통령의 출마는 어떻습니까? 다음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면서요?

Q. 네, 현 대통령인 알베르토 페르난데스는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극심한 경제 위기, 세 자릿수 물가 상승률, 가뭄 등 난국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여론이 지배적입니다.

또 크리스티나 부통령의 경우에는 지난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부통령은 대통령 재임 시 공공사업을 특정 사업자에게 몰아준 뒤 뒷돈을 챙겼다는 혐의로 징역 6년 형을 선고받은 바 있는데요. 그녀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였습니다. 그리고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Q. 아르헨티나 경제 상황이 선거에 영향을 많이 미치겠습니다. 끝으로 한 20초 정리 멘트해 주실까요?

A. 네, 요즘 선거의 최대의 변수로서 거론되고 있는 후보가 한 명 있는데요. 하비에르 밀레이 하원 의원인데요. 이분이 경제적 자유주의를 지지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추종하는 정치 성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마 페론당의 포퓰리즘 정책과 보수적인 경제 정책의 실패로 돌아간 데 대한 반작용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Q. 아르헨티나판 트럼프라 불리는 후보의 소개까지.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황진이 씨 고맙습니다.

A. 감사합니다.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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