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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ON] 월간정치 ① '등 돌린' 대구·경북···행정 통합 재추진 가능할까?

대구와 경북이 함께 논의하는 지역 현안을 두고 지자체 간 이견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행정통합을 추진하다가 등을 돌린 데다, TK 신공항 화물터미널 위치와 관련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또한, 대구 도심 군부대 이전과 안동댐 취수원 이전을 두고도 불편한 기류가 흐르고 있는 모습입니다. 월간 정치에서는 TK 현안 중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해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월간 정치, 오늘 모신 두 분 소개합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나오셨습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안녕하십니까.

[김상호 사회자]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예, 반갑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오늘은 다른 굵직한 정치 뉴스도 많습니다만 그것들은 접어두고, 우리 지역 현안만 집중적으로 한번 분석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행정 통합부터 한번 살펴보죠. 이게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건 분명한데 대구·경북 두 지자체가 끊임없이 견해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홍준표 시장이 통합안 자체의 결렬을 선언하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이철우 지사가 추석 연휴 메시지에서 다시 통합 관련 가능성을 내비친 메시지를 내면서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것부터 두 분 말씀을 한번 들어보죠. 박 실장님 먼저 하실까요? 재추진 어떻게 보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글쎄요. 재추진할 수는 있겠죠. 그런데 이게 좀 설명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우리 대구·경북은 1981년도에 경북도로부터 대구시가 광역 직할시의 자격으로 떨어져 나왔고, 그 이후 2016년인가요? 도청사가 한 수십 년간 대구에 소재하다가 지금 안동 예천으로 이전했는데, 불과 8년 만에 다시 대구·경북이 재결합하자는 데 대한 논의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재결합하자는 부분이, 떨어졌을 때가 불과 물리적으로 떨어진 게 한 8년 정도인데, 이게 지금 썩 와닿지 않는 부분이 좀 있다. 소구력이 좀 약하다는 것이 동력을 잃은 원인인 것 같기도 하고요.

또 하나는 결국은 대구·경북이 통합됐을 때 지방 정부의 수도를 어디로 둘 것인가 하는 이 문제가 굉장히 주민 간의 갈등 내지는 자존심 대결로 치달을 수 있다는 예상이 있었는데, 그게 결국은 좀 걸림돌이 된 상황이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김현권 의원님 보시기에는 재추진, 가능할까요?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쉽지 않을 거라고 보고요. 우선 통합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때 그 내용이 충분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번 추석에 양 단체장들의 얘기를 보면 이미 이 논의가 잘 진행되지 않는 이유가 상대편에 있다는 것을 은근슬쩍 강조하거든요. 그럼 이미 탈출구, 출구전략을 찾는 그런 논의로 가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김상호 사회자]
대구광역시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되는 게 아니라 모델이 서울특별시 모델이기 때문에 기초 지자체장의 권한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얘기하는데, 경북도는 권한이 확대된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 같은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그렇죠. 이 논의가 처음부터 쉽지 않았던 이유가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같은 광역단체이기는 하지만, 대구는 대구시가 중심이고요. 대구시와 자치구 사이의 관계는 대구시가 집행기관인 거예요. 자치구는 일정 범위 내에서 역할을 하는 거고요. 그런데 경상북도는 지원기관이고, 시군이 집행기관인 거예요. 그러니까 성격이 완전히 다르죠.

이게 다른 이유는 대구는 지역은 좁고 인구는 밀집된 상태에서 인프라는 다 깔려 있으니까 균일한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대구시가 집행해도 되는데, 경상북도는 넓고 인구도 흩어져 있고, 각 지역이 다르다 보니까 경상북도는 집행할 수가 없는 거예요. 집행은 안동 일은 안동이 하고, 포항의 일은 포항이 하고, 경상북도는 지원하는 기관이거든요.

그래서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성격 자체가 완전히 다른데, 이것을 통합하겠다고 하고, 그것도 대구 중심 방식으로 통합하겠다고 하니까 경상북도는 동의하기 자체가 어려운 거죠.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이거는 중요한 사안은 아니에요, 솔직히. 모두에 말씀드렸다시피 지방정부 수도가 어디냐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고, 이건 학술적이고 지방 정부를 다루는 교수님들이 대개 알 수 있는 부분이에요. 그리고 이건 절충의 가능성이 있어요.

다만 이것도 자존심 대결이 된 건데, 결국은 김 의원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대구가 경북을 통합하느냐, 경북도가 대구를 흡수하느냐 이 관점의 차이가 여기 녹아져 있는 거예요. 그런데 공부를 좀 더 하다 보면 두 가지를 절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철우 지사가 생각하는 그리고 제가 그 지역에 있으면서 느끼는 개선 방향은, 오히려 이제 시군의 숫자는 많고 규모는 적은 상태에서 이대로 갈 게 아니라 몇 개의 시군을 합치고 자율성을 강화해서 이런 방식이 훨씬 더 지금 필요한 방식이거든요. 이철우 도지사도 이 방식을 생각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경상북도는 전체적으로 중앙에서 이렇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에요. 그런데 합쳐서 대구가 그걸 다 하겠다? 이건 더 어불성설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문제가 논의가 진전되기 어려운 이유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을 억지로 합치려고 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측면이고요.

그래서 이 도청사 전체 합치는 청사 문제도 간단하게 합의되기 어렵다. 오히려 지금 대구는 경북을 안동권과 포항권으로 나누겠다고 얘기하잖아요. 이거야말로 정치적인 거예요. 대구와 경북을 1대 1로 놔둬도 이게 대등한 관계인가라는 의심이 있는데, 대구는 그냥 놔두고 경북은 쪼개겠다고 얘기해버리면 이 관계는 완전히 대구 중심이 돼버리는 거죠. 그래서 지금 대구가 하는 얘기는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 있다, 이렇게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자존심 말씀하셨는데 그게 가장 상징적으로 잘 나타나는 게 청사 위치 아니겠습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러니까 제가 보기에는 어쩌면 그게 뭐가 중요하냐고 얘기할 수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죠. 우리가 만약에 남북통일을 한다면, 대한민국의 수도를 어디에 둘 것이냐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 아니겠습니까? 아마 남한에 사는 사람들은 평양에 수도를 두자고 주장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러니까 이건 그냥 간단한 문제인 것처럼 보이지만, 자존심이 걸려 있고, 또 실질적으로는 지방 정부의 수도가 어디에 소재하느냐에 따라 그 지방 정부의 성격이 규정될 수 있는 거예요.

만약 안동에다가 계속 지금처럼 대구·경북 특별시의 시 청사를 그대로 둔다면 안동 중심적으로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고, 대구 중심으로 한다면 과거 경북도 산하 시절에 대구 도청 소재지가 있던 경북에 그런 모습을 할 수 있겠죠.

[김상호 사회자]
경북도는 주민투표, 주민의 마음을 한번 알아보자. 그래서 주민 투표하자고 하고 있고, 대구시 같은 경우에는 지금 주민을 대표하는 시도의회 의결로 이미 충분하고 방향 자체가 이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미 공론화 과정 수도 없이 많이 한 것 같은데 뭔 결과가 있었냐. 이런 지적도 하시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그러니까 시군 통합이 정말 필요하다면, 이 중요한 것을 논의하는 절차 또한 매우 중요한데, 저는 그게 매우 부족했다고 보고요.

그것이 어떻게 두 자치단체장 중심으로 논의되고 결정될 수 있는 사항인가 하는 의문을 먼저 제기하고, 그리고 결렬도 논의도 자기가 하겠다고 그러더니 결렬도 자기가 하겠대. 그럼 주민은 뭡니까?

그래서 이 문제는 논의를 좀 더 열린 상태로 지속해서 많은 문제를 다루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결정해야 한다면 당연히 주민투표를 하는 게 맞죠.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러니까 주민투표가 좀 더 어려운 것이고, 소수의 정치인, 지방 정치인들이 결정하는 지방의회 결정이 더 쉽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지금 당장 경북 북부 지역 중심 경북도 의회에서는 수뇌부, 의회 지도부가 거의 이 사안에 대해서 딴지를 걸고 반대를 했기 때문에, 지금 사달이 나서 거의 무산된 상황 아닙니까. 

그러니까 그만큼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다시피, 이걸 자존심하고 여러 수도의 지방정부 수도 문제, 여러 가지 것이 얽혀 있기 때문에 결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어요.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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