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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한 판 만 원"···장애인 학대에 직원 갑질까지

◀앵커▶
안동의 한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상습적인 폭행과 학대가 자행돼 왔고, 장애인 급여까지 가로채갔다는 보도, 4월 13일 전해드렸는데요, 시설 운영도 엉터리였습니다.

이사장을 포함해 직원 25명 중 7명이 일가친척이었는데요, 근무는 제대로 하지 않고 일반 직원들에게 갑질을 일삼았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보살피고 있던 장애인에게 상습적으로 폭행과 학대를 자행해 왔던 안동의 한 장애인 거주시설.

이 시설의 직원이 4년간 써 내려간 일기장에는 이사장 일가의 기행이 고스란히 기록돼 있습니다.

지난 2018년 6월의 한 목요일.

'생활지도원으로 있는 이사장의 여동생이 다슬기 잡이를 가야 한다며 일찍 퇴근했다.'

2021년 3월 월요일.

'이사장은 결재를 뒤로 미룬 채 시설 인근에서 개인적으로 닭을 키우고 농사일을 한다.'

2022년 1월 한 목요일.

'직원으로 있는 이사장의 또 다른 여동생이 하루 종일 집에 가 있다 오후 5시쯤 사무실에 돌아왔다.'

◀장애인 거주시설 직원 1▶
"(이사장) 자기가 필요한 농작물을 조금 심어서 저녁에 나물을 해서 집에 간다든지, 달걀 같은  경우에는 종사자에게 한 판에 만 원씩 (팔고)"

◀장애인 거주시설 직원 2▶
"거주인(장애인)한테 닭 모이를 주라고 지시하고 그런 경우가 좀 있었고. 점심시간 외에는 (이사장을) 좀 뵙기 힘들었죠."

이사장의 여동생은 부업으로 소일거리를 떼 와, 직원들에게 강제로 일을 시키기도 했습니다.

◀장애인 거주시설 직원 3▶
"이상하게 물건을 납품을 계속 일정한 시간에 맞추려고. 그런데 그 집 식구들은 안 해도 (됐어요.)"

일기장에 나온 이사장 일가의 갑질은 100건이 넘습니다.

이사장은 취재진의 사실 확인 요청에 인터뷰를 거부했습니다.

이 시설 직원 25명 중 7명이 이사장과 그의 친인척입니다.

"여기 장애인 거주시설에는 직원 25명이 근무하고, 장애인 30명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매년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13억 원 정도의 보조금을 받습니다."

장애인 폭행과 학대, 부실 운영이 드러나자, 장애인 인권단체가 관리감독기관인 안동시를 찾아가 엄벌과 함께 시설 정상화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박재희 경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
"10년 이상 지속된 학대를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건 시설이라는 구조적인 한계에서 오는 것이거든요. 안동시가 지금부터라도 발달장애를 가진 분들이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주거, 돌봄 대책을 하나씩 만들어가야만."

안동시는 뒤늦게 지역 장애인 거주시설에 대해 전수점검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장애인 급여 착복 외에도 MBC 보도로 드러난 장애인 폭행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로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김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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