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주의 한 야산에서 200m가량 땅이 꺼지는 현상이 발견됐습니다.
깊이는 사람 키높이와 비슷한 1.5미터가량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큰 비가 온 뒤 땅이 유실되면서 발생한 현상일 가능성이 높지만, 함몰이나 지진과의 연관성 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정확한 원인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규설 기잡니다.
◀기자▶
경주시 강동면 안계리 마을 뒷산입니다.
산 아래에서 위쪽으로 조금 올라가 보니 땅이 갈라져 움푹 팬 현장이 나타납니다.
갈라진 폭은 최대 2m, 깊이 1.5m 정도로 골짜기를 따라 200m가량 쭉 갈라졌습니다.
땅이 구불구불한 형태로 갈라졌고 팬 곳의 돌과 나무가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인위적인 굴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땅이 갈라진 부분의 폭이 꽤 넓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안쪽을 걸어 다니는 데도 큰 불편함이 없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질 전문가는 사진으로 판단해 보면 태풍 힌남노 당시 쏟아진 폭우의 영향으로 연약 지반이 밀리면서 땅이 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질 전문가▶
"표토가 황토이고 밑이 암석으로 되어 있어서 비가 오면 황토가 약간 밀렸다는 거예요. '힌남노'가 그때 시간당 (강수량이) 50mm가 넘었잖아요"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불안합니다.
땅이 꺼진 야산은 대형 저수시설인 경주 안계댐과 인접해 있고, 마을 곳곳에 대형 관정이 설치되어 있는 만큼 지하수 유출 등에 의한 땅 꺼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진만 경주시 강동면 안계리 주민▶
"우연히 산에 들렀다가 발견됐는데 제가 판단했을 때는 빗물 길은 아닌 것 같고 그래서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경주와 포항에서 잇따라 큰 지진이 발생한 만큼 지진 연관성에 대한 조사도 필요해 보입니다.
경주시는 "약 5년 전 경주시 양북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지만 조사를 통해 지진과 상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장 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 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이규설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