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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수도권으로 가버리면 어떡하지?'···전공의 사직 처리도 못하는 지역 병원의 속사정


사직 처리 기한은 이미 지났는데···사직은 '0'
정부가 전공의 사직 처리로 정한 기한은 7월 15일입니다.

2월에 떠난 전공의가 돌아올 조짐을 보이지 않고, 하반기 모집으로 충원하려니 모집 인원을 확정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이미 사직 처리 기한이 지났습니다만 대구에 있는 수련병원에서 사직서 처리는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연락조차 닿지 않는 전공의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의료 현장을 떠난 건 지난 2월 20일입니다.

벌써 5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사직 처리를 미루다 이제서야 사직 처리하겠다는 건데요.

병원 측에서는 최종 사직 의사를 확인하겠다며 연락해 보는데,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합니다.

전공의 입장에서 보면, 이미 한참 전에 사직서를 냈는데 이제 와서 사직 처리를 하네 마네 자체가 황당한 상황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병원의 진심은 정말 사직 처리를 하고 싶은 걸까요?


사직 처리하고 난 다음은 어떻게 하려고?
병원의 사정은 복잡해 보입니다.

사직 처리를 하나 안 하나 전공의가 없는 병원 사정은 별 달라질 게 없습니다.

사직 처리를 한 인원, 그러니까 결원 인원을 9월 모집에서 뽑는다는 게 정부의 계획인데요.

지금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가 9월 모집에 응한다?

가능성이 별로 높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강경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지 않을까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반기 모집에서는 수도권 병원으로 다 가지 않을까?
그동안 전공의들의 움직임을 보면 하반기 모집을 하더라도 별로 응할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최소한 2025년까지는 복귀하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그래서 9월에 모집한다면 필요한 인원만큼 뽑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에서 수련하던 전공의들도 수도권으로 몰릴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지역 병원 입장에서 보면, 함께 있던 전공의들을 수도권에 모두 빼앗길 판인 겁니다.


지역별 제한을 두고 모집하면 되지 않을까?
이런 상황이다 보니, 지역 병원에서는 하반기 모집 때 지역 제한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그런데 정부 생각과는 차이가 있다는 게 문제인데요.

정부는 전공의 한 명이라도 더 복귀하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며 지역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는데요.

7월 18일 정부 브리핑 질의응답에서 나온 말입니다.

김국일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반장 "수련병원에서 1명이라도 더 고용해서 수련병원이 돌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서 지역 제한은 안 하는 걸로 했습니다."


지역 간 의료 불균형 해소하자더니···
필수 의료, 그리고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자며 의대 정원 확대와 함께 이 난리 속에 지내오고 있는데, 당장 수도권이 급하니 지역 불균형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지난 2월 집단 사직서를 내고 이탈한 전공의 복귀 움직임은 없습니다.

사직 전공의 복귀를 유도하는 하반기 모집을 하더라도 수도권 쏠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가뜩이나 반토막 난 의료 현장에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이 더 커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조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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