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년째 시행되고 있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폐지해야 하느냐, 변경해야 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국민제안에서 1위로 뽑혔지만 투표수 조작 문제 등이 불거졌고 대통령도 현행 유지에 무게를 실었는데요.
최근 국무조정실이 다시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개선을 꺼내 들었고 대구시가 시범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습니다.
김은혜 기자입니다.
◀기자▶
이마트나 코스트코 같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SSM 매장은 지난 2012년부터 달마다 둘째, 넷째 일요일에 문을 닫습니다.
전통시장과 골목 상권을 보호하고 노동자들의 휴식권 등을 위해 도입됐습니다.
효과가 크지 않다며 말은 많았지만 지난 8월에 '현행 유지'하겠다던 정부가 다시 의무휴업 규제 개선을 꺼내 들었습니다.
소비자들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해치고 변화한 유통환경에 대형마트도 어렵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국무조정실장이 대구를 찾은 이달 초에는 대구시가 평일 의무휴업을 시범 실시하겠다고 밝혀, 지역에서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골목상권은 위기로 느끼고 있습니다.
마트 휴업일에 매출이 10~20% 늘어나는 효과를 보고 있는데, 이를 폐지할 경우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가 사라진다는 겁니다.
◀이승후 대구·경북 슈퍼마켓 유통연합회 사무총장▶
"효과가 분명히 있고, 다시 (일요일) 영업 재개한다면 또 매출이 떨어지는 건 극명한 사실입니다. 굳이 대구가 이렇게 선도적으로 한다는 것 자체도 잘못된 것 같고···"
노동계 반발은 더 거셉니다.
노동자, 소비자 모두 10년간 적응해 온 제도를 대기업을 위해 바꾸는 건 후퇴라는 겁니다.
오히려 의무 휴업이 백화점과 같은 다른 유통업계로도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강연희 마트노조 이마트 만촌지회 지회장▶
"10년 동안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직원들과 서로 눈치 게임 하지 않고 같이 쉴 수 있는 일요일이었습니다. 노동자나 국민이나 더 인간적으로 살 수 있는 권리가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대구시는 매출 변화 등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변경은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과 경제계에 미칠 영향이 큰 만큼 각계의 의견과 호소를 꼼꼼히 듣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김은혜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