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영덕군이 천지원전 특별지원 가산금을 돌려 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최근 패소했습니다.
영덕군은 이에 불복해 항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원전 건설 계획이 번복되면서 군민들이 일방적으로 입은 피해에 대해 반드시 보상받겠다는 강경한 입장입니다.
김형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부가 영덕에 천지원전 건설을 추진하며 지난 2014년부터 2년간 영덕군에 원전 특별지원사업 가산금 380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이후 정부는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하면서 2021년, 특별지원 가산금에 이자까지 붙여 409억 원을 회수해 갔습니다.
영덕군은 이 돈을 돌려 달라며 행정 소송을 제기해 4월 1심 법원에서는 패소했는데,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김동희 영덕군 부군수▶
"1심 판결은 존중하지만, 우리 지역민이 받은 고통과 억울함에 대해서는 군의회에 보고를 하고 변호인단과 협의해서 항소하기로 했습니다."
또 공식 입장문을 통해 천지원전 추진 과정에서 각종 규제와 재산 피해를 감내해 왔지만 최소한의 보상인 가산금마저 몰수당했고, 그 과정도 법 규정에 맞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영덕군은 천지원전 특별 지원 가산금이 불가역적인 인센티브로 제공됐다는 점을 항소심에서도 적극 주장할 계획입니다.
◀김동희 영덕군 부군수▶
"가산금은 그때 당시에 정부 정책에 동의하면서 지역민이 거기에 대한 인센티브로 받은 돈인데 그 부분을 이제 정부에서 철회하면서 다시 회수해 간다고 하는 건 맞지 않습니다."
원전 예정 구역으로 지정돼 10여 년간 재산권 피해를 겪어 온 지역 주민들은 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어떤 방식으로든 제대로 된 정부의 보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미상 영덕군 영덕읍 석리 이장▶
"저거가(정부가) 원해 갖고 도장 다 찍고 해줬는데 주민 동의 없이 저거 임의대로 탈원전시킨다고 이거는 진짜 있을 수 없는… 어찌하든 간에 그 돈을 돌려받아 갖고 보상을 해주던가 안 그러면 정부 차원에서 진짜 이거는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원전 정책 변화로 인한 피해는 힘없는 지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최소한의 보상금마저 빼앗기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앞으로 원전 사업에 동의할 지방자치단체가 있을지, 정부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형일입니다. (영상취재 방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