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특별법 통과를 두고 홍준표 대구시장과 국토교통위 교통법안소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1월 초 최 의원이 법조문을 수정하지 않으면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말이 불씨가 됐는데요.
급기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다투지 말자며 중재에 나섰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권윤수 기자, 홍 시장과 최 의원 사이 분위기가 처음엔 이 정도는 아니었잖아요?
◀기자▶
우선 배경부터 설명을 좀 드리면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이미 2021년 2월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법률에 따라 건립을 추진하면 됩니다.
그리고 경북 군위군과 의성군에 걸친 지역에 2030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하는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이 경우엔 2022년 8월 초 주호영 국회의원이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현재 국회에 상정만 되어 있고, 단 한 단계도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첫 단추가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 건데요.
지금은 여소야대인 상황이죠. 교통법안심사소위조차 민주당 의원이 과반인데요.
민주당의 찬성이 없이는 법안 통과가 힘들기 때문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민주당 의원 설득에 가장 먼저 나섰습니다.
그래서 2022년 11월 22일 교통법안심사소위원장인 민주당 최인호 의원을 찾아갔습니다.
지역구가 부산 사하구 갑인 최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의 성공적인 건립을 위해 뛰고 있는 사람입니다.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이 가덕도 신공항 건립에 걸림돌이 될 거라는 시각이 아주 짙고요.
홍 시장과 첫 대면부터 'TK 특별법'을 반대했습니다.
'중추공항'이란 용어와 국비를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지적하면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앵커▶
그게 2022년 이야기인데, 2023년 들어서 분위기가 급랭했군요.
◀기자▶
2022년은 그저 냉랭한 분위기인가 했더니, 지난 1월 최 의원은 "일부 조문이 보완되거나 삭제되지 않으면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폭탄 발언을 했습니다.
홍 시장은 TK 특별법을 광주 군 공항 특별법과 함께 통과시키기로 합의하면 민주당 의원들도 따라올 것으로 판단했었거든요.
그런데 최 의원이 강경 발언을 하자 2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 의원을 겨냥한 글을 올렸습니다.
홍 시장은 "국회법상 제척 조항도 있는데 이해 관계인이 나서서 TK 신공항법을 막겠다고 공언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최 의원을 비판했습니다.
최인호 의원은 가만히 있지 않았는데요.
2월 2일 자기 페이스북에 "홍 시장이 특정 지역의 이해 관계자"라면서 본인이 "가덕 신공항 지역 출신이라서가 아니라 항공 정책을 바로잡기 위함"이라며 자신이 생각하기에 TK 특별법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조문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맞받아쳤습니다.
◀앵커▶
몇 시간 전에 홍 시장이 SNS 글을 다시 올린 것 같던데요.
◀기자▶
2월 2일 최 의원의 글이 올라온 지 8시간 만에 홍 시장이 반박 글을 올렸습니다.
그야말로 온라인 설전이 벌어졌는데요.
홍 시장은, "자신은 신공항법의 가장 밀접한 이해 관계인이 맞지만 국회법상 제재를 받는 국회의원이 아니"라면서 "가덕도 신공항은 공법에 따라 20조, 30조 원이 들지 모르지만, TK 공항에 드는 국비는 가덕도의 1/10도 안 된다"고 맞섰습니다.
또 "다음 총선을 위해 최 의원이 허욕을 부리면 두 공항 모두 어려워진다"라고도 했습니다.
◀앵커▶
계속 이렇게 갈등 구조로만 가면 두 공항 모두 건립이 어려울 텐데요.
◀기자▶
뜨거운 설전이 오가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중재에 나섰습니다.
이 지사는 2월 2일 아침 홍 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박완수 경남도지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내용은 "대구·경북 공항과 관련해 PK와 TK 간 갈등 양상으로 비칠까 걱정입니다.", "오는 10일 전북도청에서 열리는 중앙지방회의에서 영남권 시도지사 별도 만남을 통해 해결합시다."라는 내용입니다.
"우리가 단합해서 수도권 독과점을 깨고 지방시대를 열어야 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철우 지사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이철우 경북도지사▶
"가덕도 공항 대구·경북 신공항 함께 건설을 잘해서 따로따로 건설해서 공동 발전하는 데 서로 노력하자 이런 걸로 만들어야죠."
착공을 해서도 아주 오랜 기간이 걸리는 게 공항 건립인데,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의 대결 양상이 더욱 극으로만 치닫고 있어서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