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부동산 시장을 보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데다 임대보장 기간이 종전 2년에서 4년으로 늘면서 세입자들은 금리 부담이 적은 월세를 많이 찾고 있습니다.
집주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출금리는 치솟지만 예금금리는 별로 오르지 않고 있어 전세보다 월세가 더 낫다는 겁니다.
이 소식은 한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대구 아파트 전셋값은 일 년 가까이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전세 물량이 나와도 종전처럼 바로 거래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격이 더 내릴 것으로 전망하며 지켜보겠다는 관망세가 작용하는 데다, 금리가 계속 치솟으면서 전세자금을 대출받기도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이러다 보니 월세를 선호하는 세입자들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이정진 공인중개사▶
"전세금 대출을 냈을 경우 금리 부담이 많은 경우도 있고요. 가끔 뉴스에도 나오지만, 깡통 전세에 대한 부담, 위험, 걱정 때문에 월세를 선호하는 부분이 조금 더 늘어나고 있어요."
월세 선호는 집주인들에게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세자금을 활용하려 해도 대출금리에 비해 예금 금리는 인상률이 적기 때문입니다.
임대차법 개정으로 세입자들의 임대보장 기간이 종전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난 것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정진 공인중개사▶
"임대차 3법이 생기면서 (임대를) 4년을 보장해 줘야 하잖아요? 그런데 4년 동안 올릴 수 있는 월세나 전세 보증금 부분이 5%밖에 안 되다 보니까···"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확정일자를 받은 대구의 월세 건수는 3,298건으로 전세의 2,676건과 비교해 23% 많습니다.
대구에서 월세 건수가 전세 건수를 추월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21년 4월.
지난 2021년 10월부터는 11달째 월세 건수가 전세 건수보다 많습니다.
◀이소영 한국지방세연구원 박사▶
"우리나라는 전세와 월세가 동시에 존재하는 임대차시장의 특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금리 인상이라는 이벤트로 인해서 '계약갱신 요구권', '전월세 상한제'의 부작용이 '전세가 상승'이 아닌 '전세의 월세화'로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자금 대출의 경우 금리 인상으로 인한 세입자의 이자 부담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유세 증가와 깡통 전세 등으로 인해 전세를 기피하고 월세를 선호하는 이른바 '전세의 월세화'는 갈수록 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한태연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