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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마을 촘촘한 CCTV···일부 주민 "감시당했다"

◀앵커▶
보통 인적이 드문 농촌 마을에서는 범죄 예방을 위해 CCTV를 설치하는데요.

그런데 월성원전이 있는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에서는 수년간 마을 CCTV로 주민들이 감시당하고 사생활 침해를 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장미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월성원전에서 불과 1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어림잡아 50여 미터마다 CCTV가 설치돼 있습니다.

저는 지금 이 마을의 한 골목길에 서 있는데요. 제가 있는 이 골목길의 전신주마다 30미터 간격으로 CCTV가 무려 4대나 설치돼 있습니다.

문제는 마을의 적지 않은 주민들이 사생활 침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홍희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어느 순간부터 손님들이 안 와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너희 집에서 먹고 가면 그다음 날 (우리 가게를) 왜 갔냐' 그래서 저희 집에 안 오는 거예요.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그분들이 직접 저에게 얘기했어요. 전 이게 몇 년 됐어요."

특히 친한 지인들의 모임에도 누군가 여러 차례 알고 찾아올 정도로 의심스러웠다고 말합니다.

◀최종림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회의하면 저 자리에서 하면 5분도 안 돼서 사람이 와요. 누구누구 모였는지 확인하려고. (같은 동네 주민이라) 이름은 제가 말씀을 못 드리고."

CCTV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와 통제 장비는 이장실에 설치돼 있습니다.

대형 모니터에는 길을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선명하게 나타나는데, 화질이 상당히 좋은 편이고 줌 기능도 있습니다.

◀인근 주민▶
"1킬로미터 이상 되는 데에서 CCTV 줌을 당겼는데도 사람 얼굴이 또렷하게 보일 정도로··· 줌 기능이 좋은 것으로 옆에서 제가 본 적이 있습니다"

알고 보니 이 CCTV들은 5년 전 동네 마을회에서 원전 지원금 6천여만 원을 받아 방범용으로 설치한 것입니다.

CCTV가 동네 구석구석 32대나 설치돼 운영되는 수년 동안 상당수의 주민이 이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김홍희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나중에 저 깜짝 놀랐어요. CCTV가 그렇게 있는 줄도, 어느 정도만 있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렇게까지 구석구석이 다 보이는 줄은 몰랐어요"

CCTV 설치를 알리고 양해를 구하는 안내문이나 관련 안건을 처리하는 주민 대상 총회도 없었다는 겁니다.

◀오종태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CCTV가) 어떤 기능을 하고 어떻게 하는지 전혀 몰랐고. 또 이 마을에는 주민들에게는 한 번도 이런 상황을 설명하거나 의견 듣거나 하는 절차 자체가 없었습니다. 주민들에게는."

주민들은 원전 지원금 등 마을 내 갈등이 커지면서 CCTV 관리 책임자인 이전 이장이 CCTV를 본래 목적과는 다르게 사용하지 않았나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전 이장은 CCTV를 주민 동의를 받아 설치했고, 평상시에는 꺼 두면서 방범 목적으로만 사용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C 뉴스 장미쁨입니다. (영상취재 최보식)

장미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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