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학생들이 같은 학년 친구를 모텔에서 폭행하고, 옷을 모두 벗겨 희롱하는 모습을 SNS에서 생중계하다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어쩌다가 방송을 보게 된 다른 몇몇 친구들이 이건 범죄라며 멈추라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경찰에 신고한 겁니다.
양관희 기자와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양 기자, 1월 9일 밤에 있었던 일이라고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주실까요?
◀기자▶
대구 동구의 한 모텔에 1월 9일 10시 30분쯤, 16살 남자 중학생 3명이 방에 들어왔습니다.
그 뒤, 중학생 2명은 SNS 생중계 방송을 켜더니 같은 학년 친구를 가학하기 시작했습니다.
친구 옷을 모두 벗겨 알몸이 드러나게 하고, 성적인 행동을 친구에게 강요했습니다.
심지어 친구 성기를 노출해 방송하기도 했습니다.
욕설을 하며 뺨을 때리기도 하고 노래도 강제로 시켰습니다.
얼떨결에 SNS 방송을 보게 된 다른 몇몇 친구들은 피해 학생이 걱정된다며, 옷 입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묵살됐습니다.
해당 방송은 여학생을 포함해 40명 정도가 시청했습니다.
이 방송을 본 한 학생은 취재진에게 "피해 학생이 엄청 맞았고, 울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 방송을 본 몇몇 학생이 경찰에 신고해 수사가 시작됐다고요.
경찰은 제대로 수사를 하고 있나요?
◀기자▶
가해 중학생 두 명은 피해 학생을 상대로 가학을 30분가량 이어갔습니다.
경찰은 방송을 본 친구들의 신고로 학생 3명을 인근 지구대로 옮겨 조사했는데요.
처음엔 학생들 모두 장난으로 벌인 일이라고 말해 경찰은 신원을 확보한 뒤 귀가 조처했습니다.
결국 가해, 피해 학생은 다시 마주쳐야 했는데요.
그러다 경찰은 강제로 옷을 벗기는 장면 등을 확보한 뒤 부모 동의 하에 다시 불러 1차 조사를 했습니다.
취재진이 가학을 당한 피해학생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물었지만, "애초에 모텔에서도 괴롭힘당한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피해 학생은 이번 가해 학생 중 한 명과 2023년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합니다.
그래서 가학을 당한 게 아니다, 이렇게 진술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피해 학생은 중학교 입학한 뒤 이런 괴롭힘을 줄곧 당해왔다는 친구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어 추가로 수사로 확인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2022년에도 가해 학생들이 피해 학생 옷을 벗겨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기도 했다는 겁니다.
같은 고교에 진학 예정이고, 괴롭힘이 줄곧 있어서 이번 사건으로 추가적인 괴롭힘이 있을까봐 두려워 거짓 진술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경찰은 음란물 유포와 강제 성추행 혐의에 대해 정보통신망법과 아동청소년보호법 위반을 적용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학교 측은 어떤 대응을 한다고 하나요.
◀기자▶
피해 학생은 가해 학생 중 한 명과 같은 중학교에 다니지만, 지금까지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린 적은 없었습니다.
학교 측은 10일 오후 경찰 조사가 마치는 대로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을 따로 불러 서로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겠다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사건의 경중에 따라 학교폭력위원회나 선도위원회 등을 열어 조치한다는데요.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 분리를 위해, 학교는 방학 중이지만 가해 학생을 전문기관에 특별교육을 맡기고 피해 학생은 학교에서 상담 교육을 벌이겠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