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항시 공무원의 시유지 매각 대금 20억 원 횡령 사건으로 포항시의 허술한 공유재산 관리가 드러났는데요.
이런 와중에 포항시가 백억 원대의 국민체육센터를 건립하면서 법적 의무인 시의회 의결 절차를 건너뛰고, 인근 건물을 무리하게 공유재산으로 취득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장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포항시가 2025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인 130억 원짜리 해도동 국민체육센터 건립 예정지입니다.
인근 건물 6채를 사들이고 2023년 10월 임시 주차장까지 조성했지만 11월 초로 예정됐던 착공 일정은 잠정 중단됐습니다.
포항시의회가 공유재산 취득과 관련해 중대한 절차적 오류를 지적하며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이번처럼 건립 위치가 변경된 경우에는 사유지 매입 같은 공유재산 관리 계획도 변경해 시의회의 재심의와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포항시는 이런 절차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사업을 밀어붙였습니다.
◀박희정 포항시의회 자치행정위원장▶
"임시 주차장이 의회도 모르는 상태에서 조성이 되어 있길래···. 포항시의회가 문제 제기 안 했으면 11월 3일 날 착공하셨을 것 아닙니까."
포항시가 20여억 원을 들인 건물 매입과 보상이 원칙과 기준에 맞게 이뤄졌는지도 의문입니다.
우선 실거주자가 있는 건물을 매입해 이주비를 보상해 줬는데, 매우 이례적이라는 지적입니다.
또 법이 정한 기준에 맞지 않게 별다른 조치도 없이 근저당 설정된 주택들을 매입했습니다.
◀박희정 포항시의회 자치행정위원장▶
"지금 매입하신 6채 중의 1채 빼고 다 은행에 저당이 잡혀 있었습니다. 이게 공유재산 관리 계획이 제대로 의회에 보고됐다면 통과됐을 리 만무한 내용이었습니다."
건물을 매입하거나 영업권 등을 보상해 준 대상 가운데는 지역 자생 단체 관계자가 포함됐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전주형 포항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
"전반적인 진행 과정을 봐서도 그렇고 이거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황상식 포항시 체육산업과장▶
"너무나 절차상의 이행을 안 한 것에 대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시의회는 포항시의 조치 사항을 지켜본 뒤, 관련 심의를 정례회로 연기해 진행할 예정입니다.
MBC 뉴스 장성훈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 그래픽 김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