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2012년부터 전국적으로 토지 구획과 소유권을 정리하는 지적 재조사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이 사업이 시행된 한 마을 도로가 갑자기 막히는 일이 벌어져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장미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주시 감포읍 해안가의 한 마을.
마을 하천과 나란히 놓인 길 한켠이 뚝 막혀 있습니다.
◀최순자 마을 주민▶
"봄에 미역 할 때 고기 같은 것 잡아서 집에도 왔다 갔다 하고 배 고장 나면 기계도 왔다 갔다 다니지. 수십번 바다에 다니는데 이리 갈 때도 있고 이리 갈 때도 있고 마음대로 다녀야 하는데 이거 이렇게 해서는 시간이 얼마나 연장되는데요"
수십 년 동안 마을 주민 100여 명이 사용해 온 길 한복판이 펜스로 가로막힌 겁니다.
◀김선이 마을 주민▶
"(펜스 때문에 운행이 너무 어려우니까 딸이) 엄마 하는 말이 저거까지 해줄래(펜스 좀철거가 안될까) 하는데 아니 더 안 된단다 그랬습니다. 불편하기를 말도 못 합니다"
토지 구획과 소유권을 정리하는 지적 재조사 사업이 시행되고 지난 2월쯤, 도로 땅이 지적도상 사유지라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땅 주인이 펜스를 설치한 겁니다.
주민들은 반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가 없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이경섭 경주시 감포읍 대본1리 이장▶
"주민들이 원활하게 소통하고 다니고 했는데 갑자기 길을 막아 버리니까 벌써 6개월에서 7개월 정도 시간이 지나다 보니 차량 통행이라든가 올라오시는 어른들 같은 경우 위험 요소도 있고 안전 문제도 있고 이래서 굉장히 불편합니다"
펜스를 설치한 땅 주인은 도로 편입에 따라 소유한 땅이 절반으로 줄어들면 토지 활용 가치도 크게 떨어져 어쩔 수 없다며, 경주시에 사유지를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장재구 해당 토지 주인▶
"토지가 반 정도 수용을 하는 바람에 저희가 펜스를 치게 됐고, 지적도상으로 해가 지고 하천을 다시 재정비를 해주면 예전 그 사유지로 해서 보존을 하게 되면 상당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경주시는 토지 조정은 현실 경계에 맞춰야 한다는 관련 위원회 결정에 따라 해당 부지는 도로 편입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습니다.
◀김병곤 경주시 지적재조사팀▶
"펜스를 설치한 토지 소유자의 경계 결정 이의 신청 건에 대하여 경계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과를 통지한 상태이며, 이 결과에 대한 90일간의 소유자 불복 여부 결정을 기다리는 중이고"
하지만 토지 소유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법적 절차에 들어가게 되고, 그러면 펜스 철거도 내년 중반 이후로 미뤄질 전망입니다.
국토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실시되는 지적 재조사 사업으로 작은 해안가 마을이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MBC 뉴스 장미쁨입니다. (영상취재 양재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