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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감독까지 떠났다' 위기의 대구FC···이어지는 '강등권 혈투', 대안은?

최근 수년간 대구FC는 창단 이후,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날들을 보냈습니다.

지난 2017년 1부리그 복귀와 함께 2018년 FA컵 우승부터 이어진 2019년 DGB대구은행파크 개장과 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까지, 말 그대로 팀의 전성기를 누리며 시민구단의 롤모델로 자리했는데요.

이번 시즌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고, 결국 시즌 초반 감독이 팀을 떠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리그 초반 어려움을 겪는 모습은 예년과 유사한 측면도 있지만, 팬들의 분노와 팀의 위기감은 그 깊이가 달라 보였고, 결국 최원권 감독이 팀을 떠났는데요.

어떤 점이 문제인지, 해결책은 무엇인지, 앞으로 다가오는 일정과 함께 짚어봅니다.


무너진 수비···한계 나타난 브라질 프로젝트
대구FC는 전통적으로 팀의 주축인 브라질 선수들의 활약과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팀의 장점이었던 팀이었습니다.

수비를 바탕에 둔 역습 축구를 위해서도 이들의 조화는 필수였죠.

거기에다 노련한 수비 라인의 힘은 단단함의 원천이었고, 골키퍼와 센터백들의 활약은 팀 성적에 토대가 됐습니다.

그런 팀의 특정은 반면, 지속적인 선수들의 이탈 속에 조금씩 전력 균열을 가져옵니다.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의 이탈은 충분히 극복했지만, 해마다 이어진 수비진 유출은 팀에 부담으로 더해졌고, 이번 시즌 수비진의 피로도 상승은 분명 그 여파로 보입니다.

측면 자원에서는 올림픽 국가대표 황재원과 팀의 주장 홍철이 든든함을 보이고 있지만, 공격진의 헐거움도 더해진 상황인데요.

세징야를 중심으로 한 브라질 선수 중심의 전술은 어느덧 한계에 이르렀다는 평가입니다.

일찌감치 대안을 마련해야 할 문제였지만, 별다른 보강은 없었고, 어린 선수들에 대한 준비도 과거보다 성과를 보이지 못하며 결국 브라질 선수들의 부상과 이탈로 팀은 급격히 무너지는 2024시즌 초반을 보내야 했습니다.


이미 예견됐던 지도력 공백 사태
대구FC의 화려한 시간 뒤에는 지속해서 이어진 감독대행이라는 아쉬움도 함께 이어져 왔고, 다시 한 번 대행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지경에 이릅니다.

지난 2014년 조광래 대표이사 취임 이후, 대구는 현재까지 7명의 감독이 거쳐 갔고 이 가운데 4명이 감독대행 이후 감독으로 승격된 사례입니다.

팀 강등 직후, 지휘봉을 잡았던 최덕주 감독은 조광래 사장 부임과 함께 2014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났습니다.

이후, 대구FC의 3대 사령탑이었던 이영진 감독이 팀을 맡아 승격에 도전했는데요.

2015시즌 아쉽게 승격을 놓친 이영진 감독은 결국 2016년 중반 팀을 떠나야 했습니다.

대행으로 팀을 맡은 손현준 감독은 팀 승격을 이뤄냈지만, 2017시즌 중반 역시 성적을 이유로 팀을 떠납니다.

다시 대행으로 브라질 출신 안드레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한 대구.

최근 사령탑 가운데 가장 긴 2년 반 넘는 시간을 대구FC는 안드레 감독과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이때 FA컵 우승이라는 성과도 거머쥐게 됩니다.

구단의 만류에도 팀을 떠났던 안드레 후임으로는 구단 최초의 선수 출신으로 감독이 된 이병근 감독이 대행으로 1년을 보냅니다.

이후, 정식 감독으로 2021시즌을 보내며 3위라는 구단 최고 성적과 FA컵 준우승을 기록했지만, 다시 팀을 떠나야 했는데요.

대구는 우승이라는 목표와 함께 대행이 아닌 정식 감독으로 가마를 영입했지만, 또 시즌 중반 결별하게 됐습니다.

여름부터 팀을 맡은 최원권 감독 대행은 팀 잔류를 성공시켰고, 2023시즌 정식 감독 취임과 함께 상위 스플릿인 파이널A 진출엔 성공했지만, 이번 시즌 들어 팀 운용과 선수 구성 및 발굴에서 여러 아쉬움을 보이며 리그 중반 사령탑이 다시 팀을 떠났습니다.

대구에서는 드물었던 서포터즈의 강한 감독 퇴진 요구와 이른바 '버막(구단 버스 막기)'까지 펼쳐진 끝에, 최원권 감독의 사의를 밝히며 이 상황은 일단락됩니다.

지금의 문제는 팀의 육성만큼 지도자 육성에도 문제점이 있었고, 그로 인해 꾸준히 이어진 '대행-감독' 시스템이 불러온 문제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나오는 상황입니다.


다가오는 강등권 대결···팀 잔류가 우선
팀 전력 전반에 여러 공백과 결함이 나타난 상황에서 대구는 정선호 코치와 함께 쉽지 않은 리그 일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당장 4월 21일 리그 최하위 대전하나시티즌과의 맞대결에서 경기를 내줄 경우, 대구는 꼴찌로 추락하게 됩니다.

패배는 허용할 수 없는 상황인 데다, 팀 분위기를 위해서 승리가 절실하지만 팀 상황은 최악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앞서 펼쳐졌던 코리아컵에서 연장까지 간 승부를 내준 건 체력과 사기에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거기에 바셀루스가 치명적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지며 대구는 브라질 선수 하나 없는 공격 라인으로 홈 경기를 치러야 합니다.

다음 일정 역시 만만치 않은데요.

4월 마지막 주 전주 원정에서는 역시 리그 3팀뿐인 단 1승의 팀 중 하나인 전북 현대와 만납니다.

승점 6점으로 같은 처지에 놓인 전북은 대구보다 다득점에 앞선 10위, 즉 이 대결 역시 강등권 탈출을 둔 한판 승부가 될 전망인데요.

물론, 초반이라는 점에서 반등의 시간은 충분할지 모르겠지만, 대구의 상황을 보면 반등의 여지는 크게 보이지 않고, 지도자 찾기라는 숙제도 더해졌습니다.

주축 선수들의 이탈과 부상, 지도자 공백이라는 아쉬움이 더해진 가운데 분위기까지 처진 대구FC.

DGB대구은행파크 개장 이후,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던 시민구단은 다시 올라서는 모습으로 우리 곁에 돌아올 수 있을까요?

다가오는 2경기는 가능성과 절망 사이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팀은 새 감독을 구해야 하는 또 다른 과제를 직면하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대구FC)

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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