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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남노' 피고인 투신 숨져···유족 "검찰 무리한 기소"

◀앵커▶
2년 전 태풍 '힌남노' 당시 포항 냉천이 범람하면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큰 인명 피해가 났었는데요.

이 사건으로 기소된 한 피고인이 최근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유족들은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기소가 비극을 불렀다며, 주민 대피령을 내리지 않은 지자체와 정부의 책임은 왜 묻지 않느냐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장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2년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냉천 옆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7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2024년 2월 초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당시 아파트 시설과장 김종균 씨.

그로부터 열흘 뒤, 자택 아파트 8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기소된 직후 유서처럼 쓴 글에는 검경 수사로 인한 심적 부담과 억울한 심경이 담겨 있습니다.

유족들은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억울한 죽음을 낳았다고 주장합니다.

김 씨가 지하 주차장의 차량 이동 안내 방송을 한 뒤 주민 대피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검찰의 기소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겁니다.

사고 당일 김 씨는 근무시간도 아닌 새벽 4시에 자택인 흥해에서 오천까지 스스로 출근해 주민 대표 등에게 먼저 연락하고 시설을 점검했습니다.

특히 검찰이 문제 삼은 차량 이동 안내방송 직후에는 김 씨가 전기실 침수 방지 작업을 해 이후의 참사 과정을 알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었다는 게 현장 관계자와 유족의 일관된 주장입니다.

◀유족▶
"전기실에 가니까 물이 떨어지고 혼자서 비닐을 덮기 위해서 노력을 했습니다. 도저히 안 되어서 밖으로 나오려 하니 이미 바깥에 물이 차서 출입문이 열리지 않는 상태에서 창문으로 (탈출했다고 합니다.)"

굳이 잘못을 따지자면 하천 범람과 침수 위기에서 주민 대피령을 내리지 않은 지자체와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겁니다.

◀유족▶
"시장님을 비롯해서 고위 관료들이 모두 나와서 오천읍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안전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우선인데, 담당하는 몇 명에게만 책임을 묻는다면 이건 말이 되지 않죠. 너무 억울합니다."

당시 흐지부지됐던 시의회 차원의 조사특위가 제대로 출범했다면, 보다 명확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책이 마련됐을 거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은주 포항시의원▶
"일부 개인의 문제는 아닌 거 같아요. 범람 원인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 대해서는 국가나 경상북도, 그리고 포항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2월 2일 힌남노 침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김 씨를 포함해 아파트 관리소장 등 현장 관계자 9명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MBC 뉴스 장성훈입니다. (영상취재 양재혁)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장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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