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관문인 동대구역 앞 공간이 '박정희 광장'으로 불리게 됐습니다. 대구시는 8월 14일 동대구역 앞에 5m짜리 기둥을 세우고 '박정희 광장'이라는 이름표를 붙였는데요, 이곳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도 곧 들어설 예정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룬 박 전 대통령의 공을 우리가 기려야 한다"고 했는데요, 바로 뒤에서는 대구 지역 시민사회 활동가와 5개 야당에서 "하필이면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독립군을 탄압했던 독재자의 이름을 광장에 세우느냐"며 규탄 집회를 했는데요, 시민사회와 야당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정금교 박정희 우상화 사업 반대 범시민운동본부 상임대표
처음에 박정희 동상이 세워진다는 말을 들었을 때 설마 했고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했습니다.
더구나 오늘 대표 발언을 부탁받았을 때도 너무나 비상식적인 이 일에 대해서 어떤 말을 할 필요가 있나. 모든 국민이 알고 있습니다, 모든 세대가 알고 있습니다, 박정희가 어떤 사람인지.
그런데 홍준표 시장은 왜 굳이 여기를 세워서 자기 목표를 이루려고 하는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세요, 저도 좋아하는 사람 따로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아니잖아요. 역사를 한 걸음 더 진전시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소위 여러분이 말하는 시민 선배들이 목숨을 걸었던 나라 아닙니까?
그저 한 발짝 나가는데 이렇게 어려운데, 홍준표 시장, 이렇게 뒷걸음을 하게 만들어서 정말 되겠습니까?
저와 같은 마음으로 시민운동본부가 만들어졌고 여기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이 울분을 토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 기억으로 북한에는 김일성 광장이라는 게 있고 김일성 동상이 어마어마하게 높이 솟아 있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거기서 참배를 하고 간다는 얘기를 듣고 사진을 보았을 때 '아, 이런 게 공산주의구나' 했었던 것이 지금도 또렷합니다.
그런데 내 고향 대구에 이 우상, 박정희 독재자 우상이 설립된다니요.
동대구역 자주 이용합니다. 이제 뒷길로 다녀야 하나, 눈을 감고 다녀야 하나, 고민입니다. 이런 마음들이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했습니다.
시민운동본부 여전히 가열차게 할 것입니다. 각지에서 참여한 많은 시민과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함께해서 어떻게 이 우상화 막아낼 것인가, 어떻게 하면 좀 더 생명의 가치가 높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사람들이 평화를 누리며 자기 행복을 추구하고 만들어가며 이뤄가는 세상을 만들까 노력하는 일에 잠시도 쉬지 않을 것입니다.
홍준표가 되돌려놓은 역사만큼 우리는 더 두 발짝씩 뛰면서 앞으로 나갈 것입니다.
오늘 제막식을 반대하며 우리가 여기 모였으니 우리 힘을 언론에서 전달해 주시고 우리의 뜻을 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