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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종교화합위 폐지"···이제 대구서도 베토벤 합창·헨델 메시아 공연 가능?


◀앵커▶
대구시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공연을 부결시킨 종교화합자문위원회를 폐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만장일치와 사전 검열을 통해 예술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이라고 폐지 이유를 밝혔는데요,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철우 기자, 4월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면서요?

◀기자▶
대구시는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교화합자문위원회를 폐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김동우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 말, 직접 들어보시죠.

◀김동우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 국장▶ 
"종합적인 검토 결과 시립예술단 종교화합자문위원회를 폐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종교화합자문위원회가 본래의 취지였던 자문을 넘어 사실상 구속력이 있는 의결기구로 운영되어 왔고 특히 종교계 위원 전원 찬성으로 의결하는 현 제도는 사전 검열적 기능을 수행하여 예술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조항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입니다."

예술의 자유는 종교의 자유와 마찬가지로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 권리입니다.

그런데 대구시의 조례로 예술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거죠.

이런 위헌적인 요소가 있기 때문에 만들어져서는 안 될 조례를 이제서야 폐지하는 겁니다.

대구시는 5월에 입법예고하고 6월 심사를 거쳐 7월에 조례에 있는 관련 조항을 삭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종교화합위원회를 대체할 대책도 내놨다고요?

◀기자▶
대구시는 사전 검열 방식을 폐지하고 사후 문책 방식으로 바꾼 종교 편향 방지 대책을 내놨습니다.

김동우 국장의 말 다시 들어보시죠.

◀김동우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 국장▶ 
"곡 선정에 책임이 있는 시립예술단 예술감독은 단 1회라도 특정 종교에 편향된 공연으로 물의를 야기할 경우, 징계위원회 의결을 거쳐 해촉하고"

그러니까 공연의 대상, 주제는 자유롭게 선정하되, 종교적인 분쟁이나 갈등이 일어나면 해촉, 자르겠다는 겁니다.

또 앞으로 예술 관련 단체장과 시립예술단 예술감독 채용을 할 때 채용위원에 각 종교계의 추천 인사를 포함하겠다고 했습니다.


◀앵커▶
대구음악계는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대구음악협회를 비롯한 예술 단체는 종교화합자문위원회를 폐지하고 위헌적인 요소가 제거된 것은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대구시의 결정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지만 몇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먼저 예술 관련 단체장과 예술 감독을 뽑는 데 전문적인 역량을 가진 사람 대신 종교계 인사가 심사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종교 편향 문제를 막는다고 예술과는 큰 관계가 없는 종교계 인사를 채용 심사 위원으로 한다는 것은 예술이 아니라 예술을 하는 사람에 대한 사전 검열이냐고 반문했습니다.

게다가 헨델의 메시아 같은 곡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곡이지만 곡 자체가 종교성을 띠고 있어 대구에서 공연 못 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 만약에 메시아 공연을 하고 난 뒤에 종교계에서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방성택 대구음악협회장의 말 들어보시죠.

◀방성택 대구음악협회장▶ 
"(헨델의) 메시아를 공연했는데 불교계에서 또 반발이 일어났어요. 그러면 그 예술감독 자릅니까? 예술 작품의 원작을 (공연)했을 경우에는 종교 편향적 어떤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음악계에서는 종교 편향 논란을 통한 예술의 자유를 침해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실효 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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