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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사도 열광한 만화가 박시백] ③"이 시대가 주목해야 할 '작지만 강한 나라' 고려"

박시백 화백이 대중과 처음 만난 공간은 한겨레 신문의 '한겨레그림판'이었습니다. 당시 시사 만화계의 '넘사벽'으로 평가받던 박재동 화백으로부터 넘겨받은 건데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인지 1년 뒤 다른 화백에게 넘겨줍니다.

1컷짜리 한겨레그림판 대신 박 화백은 '스토리'가 있는 '박시백의 그림세상'을 연재하는데요, 6년여 간의 한겨레신문 활동을 끝낸 뒤 박시백 화백은 역사 만화에 뛰어듭니다.

조선왕조실록, 일제강점기를 다룬 35년과 친일파 열전, 그리고 최근에는 고려사에 대한 만화도 시작했는데요, 시사 만화가가 바라본 우리나라 역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김규종 MC]
네, 방금 전에 제가 선생님께 소개 들은 35년이라는 만화에 보면, 7권 거기 천여 명의 인물 실존 인물들이 나온다고 하셨는데 그렇게 많은 인물을 그리실 때 그들의 실제 어떤 초상이나 사진을 보고 참고해서 그리셨는지, 그러셨습니까? 말씀하십시오?

[박시백 화백]
사진이 있는 분들은 당연히 그에 기반해서 그리고, 그건 조선왕조실록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초상화가 전해지는 분들은 초상화에 기반하고 안 그런 경우는 사람에 대한 어떤 묘사가 있는 경우들이 있어요. 어떤 사람에 대해서 뭐 수염이 많다라든가 그런 걸 반영하고.

또 그런 게 아예 없는 경우에, 초상화나 사진이나 뭐 관련한 외모 묘사, 이런 게 없는 경우는 그럴 때 그냥 상상으로 그릴 수밖에 없죠.

[김규종 MC]
제가 이걸 여쭌 이유가 박헌영에 대한 만화가 6권짜리로 나왔을 때 두 분이 그리신 걸로 되어 있는데, 제가 읽다가 조금 좀 성에 덜 차더라고요.

일단 아까 차경호 선생님 말씀하신 '도련님의 시대'라고 세키카와 나쓰오가 글을 쓰고 다니구치 지로가 그림을 그렸는데, 실존 인물을 가장 가깝게 그려냈기 때문에 살아 있다는 느낌을 주는데 박헌영에게서는 그런 느낌이 전혀 나질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게 과연 역사적 사실에 얼마나 충실한가? 그 대목은 외부 묘사에서부터 출발하시면 안 된다 저는 이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선생님 견해가 어떠신지?

[박시백 화백]
역사물을 그릴 때는 당연한 요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물론 어떤 사진 하나를 보고 제대로 똑같이 그려내는 건 쉬운데, 이게 이 사람의 다양한 동작, 표정, 또 나이가 들어가고 하는 이런 과정들을 이 매시기 수많은 사진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제대로 쫓아가는 건 사실 쉽지는 않은데요. 어쨌든 최대한 그 사람임을 표현할 수 있게끔 하는 그런 접근은 뭐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죠.

[서상국 MC]
네, 시사만화 같은 걸 보면 우리가 어떤 인물인지 단박에 알 수 있게 특징을 잡아내서 그리지 않습니까? 그런 또 훈련들이 이런 작업을 하시는 데 많이 도움이 됐을 것 같아요.

[박시백 화백]
맞습니다. 시사만화의 경험 자체에 되게 도움이 됐고, 또 같은 시사만화라고 하더라도 이게 캐리커처를 잘하시는 분들이 있고 그림은 아주 잘 그리는데 캐리커처가 좀 안 되시는 분들이 있고 그래요. 그러니까 저는 다행히 그림은 좀 못 그리는데 캐리커처는 좀 되는 편이라서···

[차경호 역사교사]
그림도 잘 그리십니다.

[서상국 MC]
자, 최근에 고려왕조 500년사를 그린 고려사를 출간을 하셨습니다. 지금 뭐 인터넷에 보니까, 2권, 3권까지 지금 나와 있는 것 같은

[박시백 화백
예, 3권 며칠 전에 나왔습니다.

[서상국 MC]
언제 다 나옵니까, 이게 그러면?

[박시백 화백]
일단은 올해 말을 개인적으로 목표로 하고 있는데, 조금 늦어질 가능성도 있는 거 같긴 합니다.

[김규종 MC]
그러면 전 4권?

[박시백 화백]
전 5권.

[김규종 MC]
그런데 3권 나왔는데 연말까지 두 권을 더? 자, 그러면 차 선생님 이 책 보셨어요?

[차경호 역사교사]
네, 봤습니다.

[김규종 MC]
자, 그러면 좀 어떤 느낌이셨는지?

[차경호 역사교사]
제가 35년 때도 되게 흥분이 되었던 게 조선시대를 다룬 학습 만화 역사 만화물은 꽤 되거든요. 그런데 일제강점기는 굉장히 힘든 작업이란 말이죠. 그런데 이제 그거를 하신다고 하셔서 '야, 이거 수업에 쓰기도 좋고, 일반 대중에게 알리기도 좋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일제강점기만큼이나 좀 상대적으로 소외된 부분이 고려 시대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저희가 수업을 할 때 사실 학습 만화나 카툰 같은 것들을 쓰면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자료를 찾을 때도 고려가 잘 구하기가 어려워요.

그런데 고려 같은 경우에 이번에 화백님께서 다시 또 작업을 해주셔서 저 같은 경우는 개인적으로 화백님께서 해방 전후사, 현대사, 삼국시대사, 고조선까지 다 해 주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김규종 MC]
이현세 만화가가 왜 천국의 신화를 했다가 검찰에 소환돼서 조사받은 경우가 있는데

[차경호 역사교사]
예, 그런데 그쪽은 너무 판타지이지 않습니까?

[김규종 MC]
네, 알겠습니다.

[서상국 MC]
자, 그런데 우리가 지금 고려 시대에 대해서 좀 주목을 해야 하는 이유가 선생님 나름대로 있으실 거 같아요.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박시백 화백]
아니, 뭐 우리 역사의 어느 한 부분이 특별하게 뭐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고 이런 건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고려사는 조선과 비교해 보면 굉장히 대비되는 독특한 자기만의 성격이 있는 나라였고 그다음에 제가 2권 제목을 고려에 대해서 '작지만 강한 나라' 이렇게 표현했는데 사실 고려 시대가 우리나라가 수많은 외침을 받았다고 하지만 그 절반 이상이 아마 고려 때 받은 게 아닐까 싶어요.

정말 북방에서, 남쪽 왜구들 끝없이 침략을 받았었는데 마지막에 몽골과의 경우에는 상당히 오랫동안 항전을 하고 그리고 나서 어쨌든 항복을 하는 형식을 취하긴 했습니다만 정말 야무지게 싸우거든요?

거란과 여진에서도 마찬가지고. 그리고 중앙정부에서는 항복하자고 하는데 각 지역에 있는 성들이 그걸 무시하고 끝까지 싸우고. 그런데 그 성들이 굉장히 매섭게 싸우거든요? 이런 저력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인지 참 궁금한데 그런 게 모여진 총합이 고려인 것 같아요.

전체적인 시스템으로 보면 되게 엉성한 것 같은데, 굉장히 단단하고 그러면서 작았지만 하여간 야무진 모습을 보여줬던 나라라고 생각이 들고 지금과 견주어본다면 지금 우리가 굉장히 덩치가 커졌잖아요? 힘도 세지고.

그런데 어쨌든 그런 단단함은 오히려 그때보다도 좀 못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 좀 고려라는 이 시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김규종 MC]
정말 어마어마하게 외침을 받았는데 오히려 영토를 넓혀 갔던 저는 그런 대목에서 우리가 삼국통일이라고 하는 신라의 역사에 너무나 많이 매몰돼 있고 또 하나는 조선 근대 쪽에 너무나 매몰돼서 고려가 과연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그 점에 대해서 정말로 크게 공감하게 되는데···

[차경호 역사교사]
그러면서도 고려라는 나라는 고구려와 지금 현재 우리가 해외에 알려진 코리아라는 이름을 연결해 주는 나라거든요? 그리고 또 앞으로 만약에 남북한이 통일이 되면 한과 조선이라는 이름 다 못 쓸 수도 있습니다.

그때 확고한 대안으로 나올 수 있는 게 바로 고려라는 또 이름일 수도 있거든요?

[박시백 화백]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역사적 이름이 딱 세 개잖아요. 한과 고려와 조선. 조선이 맨 먼저 시작되고 그다음에 지금도 한쪽에서는 조선을 쓰고 있잖아요.

[김규종 MC]
고구려 원래 이름이 고려죠?

[박시백 화백]
고려죠. 그런데 그 고려가 고려시대 때 비로소 좀 알려지고 하면서 지금은 뭐 외부에서는 사실상 고려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우리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이름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규종 MC]
그런데 자료 같은 거 구하실 때 굉장히 애 잡수지 않았을지 몰라요.

[박시백 화백]
그래서 제가 고려는 크게 욕심을 안 내서 가령 관련한 중국사인 원사, 송사 이런 거 보지 않았고요. 고려는 이제 고려사와 고려사절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고려사 보통 절요라고 하면 그것의 요약판 같은 느낌인데 사실은 고려사절요가 훨씬 구체적인 사건들에 대한 기록이 풍성합니다.

대신에 고려사는 그런 기록은 오히려 좀 더 약소한데 열전이라든가 다른 자기네 풍속을 다룬 기 라든가 뭐 이런 것들이 따로 풍성하게 있어서 이 두 가지가 그래도 상당한 양도 그렇고 상당합니다.

다만 이 조선 무신난 이전, 특히나 고려 초기, 한 광종 이전 정도까지는 굉장히 기록이 부실해서 우리가 교과서에는 뭐 광종에 개혁해서 이 시대가 굉장히 중요하게 다뤄지잖아요.

[김규종 MC]
과거시험 치렀다는 등···

[박시백 화백]
딱 그렇게만 나옵니다. 과거를 실시했다, 노비안검법을 실시했다. 이거에 대한 부과 설명들이 되게 굉장히 작아요. 유추해 보는 것이죠. 그런 좀 제약은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중반 이후로 가면 기록이 꽤 풍성하고요. 괜찮습니다.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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