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월 10일 중학생들이 친구를 때리고 옷을 벗겨 SNS에 생중계했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취재진이 추가로 영상을 확보했더니, 비슷한 괴롭힘이 예전에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랫동안 괴롭힘이 이어져오면서 다른 사람을 지배하는 감정 폭력인 이른바 '가스라이팅' 피해자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는데요.
학교 측은 이런 상황을 몰랐다고 밝혔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가 쉬쉬하고 있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습니다.
양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월 9일 밤, 대구 모 중학교 3학년 남학생 2명은 친구 1명을 괴롭히며 SNS에서 생중계했습니다.
옷을 벗겨 알몸으로 만들고 신체 중요 부위를 노출했습니다.
당시 학생들은 경찰에 "장난이었다"고 진술했습니다.
◀피해 학생▶
"네, '장난이었다' 이런 식으로 얘기했어요"
그러나 피해 학생은 이전에도 이와 같은 괴롭힘을 당해 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취재진이 확보한 2022년 여름 촬영 영상에서 피해 학생은 피시방에서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제로투'로 불리는 춤을 춥니다.
상의를 모두 벗은 채 춤을 추는데, "끝까지 춰"라는 주변 친구들 목소리도 나옵니다.
'제로투' 춤은 인터넷상에서 선정적인 춤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크고 작은 괴롭힘이 쌓이다 이틀 전 도를 넘은 행위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주변 친구들은 피해 학생이 중학교 입학했을 때부터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합니다.
◀피해 학생 친구▶
"(학교도) 그냥 알고 있는데 약간 너무 쉬쉬하는 정도, 그냥 장난이겠거니 하면서…"
학교가 괴롭힘 사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는 증언인데, 학교 측은 전혀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그동안 가해 학생을 상대로 학교폭력위원회는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해당 중학교 관계자▶
"(가해·피해 학생) 둘 다 안 그래도, 둘 다 얌전해요."
한편 가해 학생 가운데 한 명은 취재진에게 "강제로 시킨 적이 없었다"며 "SNS 생중계는 술 먹고 정신없이 한 일이라 죄송"하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은 우선 SNS 생중계를 문제 삼아 가해 학생들을 음란물 유포 혐의를 적용해 입건했습니다.
수사를 통해 강압성이 있다고 보이면 아동청소년보호법 위반도 추가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양관희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