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의성 산불이 의성과 안동의 경계 지점인 옥산면을 넘는 순간, 단 30여분 만에 안동의 동쪽 지역은 초토화가 됐습니다.
산불이 길안천을 건너기는 힘들 거라고 예상했기 때문인데요
길안, 임하, 임동면에서는 주택 수백 채가 잿더미가 되고 단수, 단전까지 겹치며 하룻밤 만에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이도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의성산불이 길안천을 넘어올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김우철 안동시 길안면▶
"길안천이 넓고 개활지(트인 땅)가 넓기 때문에 불꽃이 그렇게 뛰어넘어 올 거라고 생각을 못 했는데…"
의성산불은 의성 옥산으로 잡았던 저지선을 뚫고는 길안천을 건너 뛰어 길안면을 집어 삼켰습니다.
예고가 없었기에, 대비도 못 했습니다.
화선이 눈앞으로 다가오는 걸 보며 주민들은 자력으로 탈출해야 했습니다.
◀심상필 안동시 길안면▶
"끌려고 물도 뿌려 보고 했지만 안 되어서 대피를 한 거죠."
대피 시도조차 못 해보고 변을 당한 주민도 있습니다.
◀장원호 안동시 임하면▶
"어머님이 몸이, 거동이 불편해서 거실에 앉아 계시다가 불이 붙어서…"
돌아온 마을에 남은 건 매캐한 연기뿐.
벽돌까지 새까맣게 만들어 버린 화마는 살림살이 어느 것 하나도 멀쩡히 남겨두지 않았습니다.
마을로 들어오는 입구엔 불에 탄 흔적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것처럼 전소된 집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생곗거리도 모두 잿더미가 됐습니다.
축사, 양봉 시설, 사과 저온 창고까지.
모두 불에 타버려 당장 먹고살 길이 막막합니다.
◀최정현 안동시 길안면▶
"벌이 다 죽어 버렸어요. 키워서 숫자를 많이 늘리는 상황이죠."
설상가상으로 물도 안 나오는 데다, 전화도 잘 안 터집니다.
◀정수자 안동시 길안면▶
"모터가 고장 났어요. 불에 다 타버렸어요. 그래서 물이 안 나와."
공무원들은 산불 끄랴, 생수 나르랴, 손이 열 개라도 부족합니다.
◀길안면 행정복지센터▶
"산불하고 이걸 막 같이 하다 보니까, 주민들한테 일일이 다 배달해 드릴 수가 없어."
길안과 임하면을 포함해 물이 안 나오는 곳이 안동시 내에서만 6개 면에 이르고 정전을 겪는 가구가 6백여 가구에 달합니다.
민가 이외에도, 남선우체국이 전소됐고 동안동농협 임하점이 일부 소실되는 등의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한편 3월 26일 낮에는 북서 방향으로 바람이 불면서 안동시내는 물론 산불이 발생하지 않은 영주와 예천, 문경, 상주 일부 지역까지 짙은 회색 연기에 하루 종일 뒤덮였습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김경완 영상편집 임유주/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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