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조형 예술가 '다니엘 뷔렌'의 개인전이 국내 국공립미술관에서는 처음으로 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뷔렌은 장소가 가지는 다양성에서 영감을 얻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내용과 형식의 한계에 대한 거부를 통해 정형화된 미술 제도를 비판해 왔습니다.
보도에 박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사면체와 정육면체, 원통형과 아치 형태의 조형물 104점이 최대 6미터 높이까지 쌓아 올렸습니다.
프랑스 현대미술의 거장 다니엘 뷔렌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블록 쌓기 놀이에서 영감을 얻은 대표작입니다.
그가 시각적 도구라고 이름 붙인 '세로줄 무늬'는 작품 사이 사이에 배치돼 독자적인 공간과 상황을 연출합니다.
형태와 색이 지닌 날 것 그대로의 순수함을 표현했는데, 아시아권에서는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다니엘 뷔렌▶
"어린아이의 놀이처럼 작품은 세계에서 5번째로 전시하는 작품이지만,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전시장의 형태는 대구미술관이 처음이다. 공간의 유연성이 풍부한 대구미술관에서 새로운 각도로 내 작품을 즐겼으면 좋겠다"
이 밖에도 회화, 영상, 설치 등 작품과 공간의 특정 관계에 주목한 최근작 29점도 소개됩니다.
거울이나 아크릴 재료를 통해 사물이나 장소를 비추거나 확대한 뒤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고, 관람객의 적극적인 개입을 유도했습니다.
◀마동은 대구미술관 전시기획팀장▶
"관람자가 작품 안에 들어섰을 때 작품과 관람자가 보이게끔 하는 의도를 가지고···"
뷔렌의 삶과 예술 세계를 집약적으로 담아낸 6시간 반짜리 장편 필름 '시간을 넘어, 시선이 닿는 끝에'도 상영됩니다.
뷔렌은 공간과 작품이 상호 작용하는 작업 '인시튜'를 중시하는 작가입니다.
각 공간의 특성이 작품을 만들어 내고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이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겁니다.
올해 84세인 뷔렌은 여전히 도전적, 전위적, 급진적인 예술가입니다.
◀다니엘 뷔렌▶
"전통적인 회화, 그림들을 비판하는 이유 중 하나는, 미술관에서는 보통 이 작품들을 사람 키보다 높게 전시하기 때문이다. 이런 형태의 전시는 정형화 되어 있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나의 작품은 사람의 키에 따라서 내려다볼 수도, 올려다볼 수도, 동등한 위치에서 관람할 수도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다양하게 해석했으면 좋겠다"
다니엘 뷔렌은 미술사조의 틀을 단호히 거부하고 비판하는 아웃사이더에서 끊임없는 열정과 도전·실험 정신 등을 통해 현대 미술의 거장으로 우뚝 섰습니다.
MBC 뉴스 박재형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