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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넘은 호두나무 데리고 가실분 계실까요?
묘선 언니, 안녕하세요?
먼저 아침마다 출근길에 힘을 받을 수 있도록 방송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0^
꽃피는 봄, 여유있게 꽃 구경 할 줄 알았는데 코로나도 있고 무엇보다 40년 만의 이사로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요즘입니다.
버리지 못하는 엄마와 저의 성격 탓에 이번에 짐을 싸면서 초등학교(저는 국민학교) 시절 교과서에 개근상 상장에 중학교때인가 고등학교 때인가 가사 시간에 손바느질로 만들었던 미니 한복 저고리, 버선을 비롯해 교과서들이 나와서 짐 정리하다가 추억여행 다녀오느라 이삿짐 싸기엔 더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ㅎㅎㅎ
이제는 짐을 어느정도 정리했는데 안타까운 큰 나무가 있어 모닝쇼 가족들 중에 데리고 가실 분 계실까 해서 글을 적어봅니다.
저희집은 단독 주택으로 1층집이고 마당이 있어요. 마당에는 나무들이 조금 있는데요. 그 중에서 저희 집 보다 위로 쑤욱~ 올라간 호두나무 한 그루가 있어요.
제가 이 집에 5살에 이사와서 지금 40대 초반인데 그 때 몇 년 되었었다고 했으니 아마도 50년이 다 되었을거예요.
그 호두나무가 처음에는 호두가 열리지 않았어요.
제가 중학생 때 였어요. 겨울에 저희 아버지께서 나무는 큰데 호두가 계속 안 열린다고 호두가 안 열리면 베어버려야겠다고 그 나무를 보며 한 마디 하셨었죠. 그런데 호두나무가 그 말을 듣고 위기감을 느꼈던지 이듬해 봄에 꽃이 피더니 호두가 열렸지 뭐예요? 그 덕분에 저는 호두를 매년 먹을 수 있었어요. 호두가 가을에 바로 따서 먹으면 파는 호두랑 확실히 다른 식감을 느낄 수 있어요. 이건 정말 먹어본 사람만 알아요.ㅎㅎㅎ
이번에 저희 집 주변으로 재개발이 되면서 저희 집도 이사를 가게 되었어요. 연세가 있으신 어머니와 아파트로 가기로 결정하게 되어 매년 호두를 주던 이 나무와 이별하게 되었어요. 마당에 있던 주목, 탱자, 다양한 꽃나무들은 지인께 나누어 주었는데 커다란 호두나무는 다들 필요 없다고하시네요....—!!
아파트 지으면서 조경으로 사용해도 될만큼 나무가 튼튼하지만 재개발에서는 필요 없으니 잘라 낸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봐요.
혹시 모닝가족 중에 큰 호두나무 갖고 가실 분 계시나요?
2021-04-11 21:19
방송에 소개되었는데, 호두나무 가져가시겠다는 분은 아직 안 나타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