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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해고' 6년째 복직 투쟁

도건협 기자 입력 2021-06-23 18:59:22 조회수 0

◀앵커▶

6년 전 일본계 외국인 투자 기업인 구미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문자메시지 하나로 해고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열악한 노동 조건에 반발해 노조를 만든 지 불과 한 달 만에 벌어진 일이었는데요.

노동청이 불법 파견이라며 직접 고용하라고 지시했지만, 사측이 소송으로 맞서면서 지리한 법정 다툼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도건협 기잡니다.

◀기자▶

구미 아사히글라스 정문 앞에 해고 노동자들이 손 팻말을 들고 줄지어 섰습니다.

178명의 해고자 가운데 생계를 찾아 떠난 사람도 있지만 22명은 여전히 해고가 부당하다며 6년째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해고를 알린 건 하청업체가 보낸 문자 하나였습니다.

최저 임금 수준의 임금에다 열악한 노동조건을 바꾸려고 노조를 만든지 한 달 만이었습니다.

◀인터뷰▶안진석/아사히 비정규직 해고자

"(해고 문자를 받았을 때) 첫 번째는 믿어지지 않았고요 제가 어디에서 일해봐도 그런 방식으로 해고된 적이 없었거든요. 아사히가 유일합니다."

해고 2년 뒤인 2017년 고용노동청 구미지청은 아사히글라스가 파견법을 위반했다며 전원 직접 고용하라고 지시했지만 아사히 측은 듣지 않고 소송으로 맞섰습니다.

2019년에는 법원도 해고자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1심에서 아사히글라스가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한 겁니다. 하지만 아사히 측은 항소했습니다.

다음 달에는 파견법 위반에 대한 형사소송 1심 판결도 앞두고 있습니다.

해고자들은 각지에서 들어온 후원금과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오랜 싸움을 버티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수일/아사히 비정규직 해고자

"갈 길이 너무 멀게도 느껴지고 앞으로도 이길 거라는 희망은 있지만 확신하기는 아직까지 좀 어렵거든요. 그렇지만 여기서 포기하고 싶지는 않아요. 6년 동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준 게 너무 고맙잖아요."

대표적인 전범 기업 중 하나인 일본 미쯔비시의 국내 자회사 아사히글라스는 2004년 구미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했습니다.

고용을 창출한다는 이유로 토지 40만 제곱미터를 50년 간 공짜로 쓰고, 국세와 지방세도 감면받았습니다.

아사히측은 노조의 부당 해고 주장에 대해서 정당한 도급계약 해지라고 반박했습니다.

파견법 위반에 대해서는 재판이 진행중이라 언급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도건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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