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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출신의 민족 저항시인 이상화 시인이
역시 대구 출신인 독립운동가에게 선물한
10폭짜리 병풍이 88년 만에 공개됐습니다.
일제 강점기 항일 민족정신이라는
공감대를 갖고 교류했던 대구 근대 인물들의
관계를 알 수 있는 소중한 작품이기도 한데요.
병풍을 소장해온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이 작품이 있어야할 곳은 시인의 고향인
대구라며 대구시에 기증했습니다.
윤태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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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9개 작은 폭포를 소재로 한
난사 최현구 선생의 금강산 구곡담 시를
죽농 서동균 선생이 쓴 10폭짜리 병풍입니다.
(C.G)--------------------------------------
행초서체로 쓴 병풍 마지막을 보면,
1932년 임신년 여름에 죽농 서동균이
포해 김정규를 위해서 썼고,
이상화가 증정했다고 또렷이 적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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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등장하는 이상화는 바로
대구 출신의 민족 저항 시인 이상화를 말합니다
일제 강점기에 이상화 시인은 문학을 통해,
2살 적은 서동균은 대구를 대표하는
서예가이자 수묵화가로 미술을 통해
항일 민족정신을 외쳤습니다.
그렇다면 이들로부터 병풍을 받은 김정규라는 인물은 누구일까?
합천 초계 출신의 포해 김정규는
이상화 시인보다 2살 위로
1920년대 항일 운동으로 옥고를 치렀고,
신간회 활동에도 관여한 독립운동가입니다.
비슷한 또래에 대구에서 독립운동을 매개로
의기투합한 3명의 끈끈한 관계가 녹아 있는
병풍이, 88년 만에 세상에 공개됐습니다.
◀INT▶김종해/포해 김정규 셋째 아들(병풍 소장)
"대구에서 쓰인 글이고, 모두 대구에서 활동하신분들이라서 대구로 보내는(기증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전에 집에서 가지고 있을 때보다 마음이 흐뭇한 것은 말할 수 없죠."
당시 민족 운동의 상징과도 같았던
금강산을 소재로 한 시 가운데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작품을 선택한 것도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입니다.
◀INT▶이인숙 서화연구자/경북대 외래교수
"이상화가 찾아서 그 (최현구 선생) 시를 선택했다는 것은 금강산 문학에 대한 안목이 굉장히 넓고 깊었다는 것을 선택한 이 글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한편, 병풍 기증식에는
이상화 시인의 가문 종손으로
현재 상화 기념관을 운영하는 이원호 관장이
기증자에게 감사의 뜻을 표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MBC 뉴스 윤태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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