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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경북대 70년사, 유령 역사책으로 전락

윤태호 기자 입력 2019-05-31 11:51:27 조회수 0

◀ANC▶
이번에는 어제 보도한 경북대학교 70년사가
실종됐다는 보도, 속보입니다.

70년사는 7천만 원이나 들여 발간해 놓고도
대학이 숨기고 있는데, 유령 도서로
사라질 위기입니다.

윤태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ND▶

◀VCR▶
경북대를 졸업한 손종남 씨는 지난 3월,
우연히 경북대 70년사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모교의 역사를 알고 싶은 마음에
학교 도서관을 방문해 찾아봤더니
5층 개인 문고에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개인 문고는 말 그대로
개인이 기증한 책을 모아둔 곳입니다.

더 이상한 것은
며칠 뒤 다시 도서관을 찾았을 때는
더 이상 70년사를 볼 수 없었다는 겁니다.

누군가 책을 감췄다는 의심을 품게 됐습니다.

◀INT▶손종남/경북대 70년사 정상화 동문 모임
"이틀 후에 가보니까 그것조차 검색이 안 되고,
경북대 도서관에 70년사 자체가 아예 한 권도
없는거예요. 보이지 않기를 바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상한 것은 이뿐만 아닙니다.

책이 발간된 것은 지난해 10월인데,
책에 적힌 발행일은 이보다 2년 전인
2016년 10월로 돼 있습니다.

학교가 발행 날짜를 조작한 겁니다.

국제표준도서번호, ISBN도 가짜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INT▶손종남/경북대 70년사 정상화 동문 모임
"국회도서관에 책 두 권을 반납(납부)하고,
ISBN 등록을 하는 것이 마지막 절차인데,
그게 이뤄지지 않았던 거죠.
일종의 껍데기만 있는 상태죠."

실제로 국회도서관 검색 사이트에서
경북대 70년사를 찾을 수 없습니다.

경북대 70년사 발간 예산은
집필료 5천 460만 원에
출판료까지 모두 1억 원이었습니다.

(S/U) "애초에 천 권을 찍으려다 대학 본부가
전직 총장들에 대한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며
100권만 찍는 바람에
출판료 3천 500만 원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사용 시한을 넘겨
사용하지 못하고 반납했습니다."

경북대 70년사 정상화 동문 모임은
책의 탄생부터 배포까지
모든 과정이 불투명하다며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제기했습니다.

◀INT▶추상호/경북대 70년사 정상화 동문 모임
"(경북대) 도서관에도 두고, 전국 도서관에 두고, 재외 동포(동문)한테도 보내고,
국회에 보내고..그 정상화..그리고 원고도
지금 뜯어 고친 것 이전으로 돌아가면 좋을 것 같아요."

경북대 70년 역사책이
찢기고 훼손된 유령 도서로 전락한,
막중한 책임을 대학 본부가 져야 한다고
동문들은 부르짖고 있습니다.

MBC 뉴스 윤태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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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yth@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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