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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스쿨미투' 외쳐도 학교는 '그대로'

양관희 기자 입력 2019-03-28 16:35:08 조회수 0

◀ANC▶
지난해 8월 대구의 한 중학교 복도에
접착식 메모가 빼곡히 붙었습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겪은
성폭력과 인권침해 내용을 적은 겁니다.

스쿨미투입니다.

이맘때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도 대자보가
붙었습니다.

"너 된장녀냐"
"공부하지 말고 시집갈 준비나 해라"

교사의 이런 발언에 분노한다며 "여성 혐오,
성추행을 멈춰달라"는 호소를 담은 메모가
교실에 붙었습니다.

학교는 당시 적극적인 대처를 약속했었는데요.

당시 해당 학교 교장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SYN▶ 스쿨미투 고등학교 교장
"성적인 피해를 준 부분이 있다면 학교에서도
학교 규정에 따라서 조치를 취할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외침에 학교는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스쿨미투가 이뤄진 지 반년이 지난 지금
양관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END▶

◀VCR▶
c.g]
"'여고에서는 바느질도 가르쳐야 한다'

'공부 열심히 해야 좋은데 시집가지'"

대구의 한 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은
이런 성희롱에 분노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실명까지 공개하며 성희롱을 일삼은 교사 2명이 형사처벌 받기를 원했지만,
경찰은 내사 종결했습니다.

학교 재단은 해당 교사에 대해
견책 같은 경징계 처분을 하는 데 그쳤습니다.

◀SYN▶ 해당 고등학교 관계자
"(미투 고발당한 교사가)OO 학교에 아직 계신 건지 궁금해서 전화드렸어요."
"네, 재직하고 있습니다, 지금."

또다른 스쿨 미투의 진원지 A 중학교는
어떻게 됐을까.

c.g]"이 중학교에서는 한 교사가
학생들을 세워놓고 '다리가 O형이다',
'일자다'라고 평가한 것과,

여성을 나이에 따라 '싱싱하다', '시들었다'고 성희롱한 것들이 폭로됐습니다."

c.g]"게다가 또다른 교사는
학생의 허벅지나 엉덩이를 상습적으로 만졌다는 폭로도 나왔습니다."

학생들은 교사들에 대한 강한 처벌을 원했지만, 재단은 성추행을 했다고 고발당한 교사에게
정직 한 달, 나머지는 경고로 끝냈습니다.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까지 받은 교사는
검찰에 송치됐지만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정년을 채우고 올해 퇴직했습니다.

s/u]"대구에서 스쿨 미투는 이 학교를 포함해
4곳에서 일어났지만 학생들의 외침에
큰 반향 없이 찻잔 속 태풍에 그쳤습니다."

지역 시민단체는 확실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
전수조사를 요구했지만, 대구시교육청은
면학 분위기 등을 이유로 거부했습니다.

전국적으로도 스쿨미투가 일어난 79곳 대다수는
학생들 목소리가 축소 은폐된 것으로 보입니다.

◀INT▶ 해당 중학교 학생
"(미투를) 익명으로 했잖아요. 그런데 그걸
(교사들이) "누군지 다 안다"고 말씀하셨어요. "다 아니까"라면서 말을 흘리고..."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학생들과
연대하기 위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스쿨 미투 현황을 정보공개 청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스쿨미투 전국지도를
만들 예정입니다.

MBC뉴스 양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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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관희 khyang@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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