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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도시수달, 엿새 만에 자연의 품으로

심병철 기자 입력 2018-07-23 14:44:10 조회수 0

◀ANC▶
신천수달은 친환경 도시를 지향하는 대구의
자랑입니다.

하지만 매년 1~2 마리씩 로드킬로
비참한 죽음을 맞고 있습니다.

대구시는 수달보호를 위한 특단의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수달의 정확한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무선 발신 추적연구인데요.

최근 새로운 도전의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보도에 심병철 기잡니다.
◀END▶
◀VCR▶
지난 7일 신천 상류의 장암교 부근입니다.

어둠이 내린지 2시간 정도 지난 시각.

수달 한 마리가 포획틀에 갇혔습니다.

연구원들이 접근하자
수달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합니다.

신천과 앞산을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인 이곳에 포획틀을 설치한 지 1주일 만입니다.

2016년 경북대 조길재 교수의 DNA 분석조사에서 15마리가 신천에서 사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 중 8마리가 장암교 지역에서 확인됐습니다.

갑작스런 상황변화에 수달은 어쩔 줄 모릅니다.

이?날 야생동물구조센터로 지정된
대구의 한 동물병원.

어제 잡혔던 신천수달의 수술이 있는 날입니다.

녀석의 배에 무선발신기를 삽입해야 합니다.

수달은 치아 상태로 볼 때 2살 정도 되는
수컷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20살 정도 된 청년입니다.

마취를 한 지 1분도 되지 않아
잔뜩 긴장했던 수달은 금새 의식을 잃습니다.

20분 동안 이어진 수술 시간이
마치 몇 시간처럼 느껴집니다.

◀INT▶최동학 수의사/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 회장
"스트레스 상태에서 마취가 잘 안되는 경우도 있고 조금 더 (마취)용량을 넘으면 사망을
할 수도 있는데 오늘은 마취가 잘 됐습니다"

수달의 배에서 나오는 무선신호도 잘 잡힙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조차 모르는 녀석은
마취에서 깨어나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INT▶최동학 수의사/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 회장
"수달이 살아가는 수명 동안은 특별한 문제가
없도록 만든 기계장치입니다. 특별한 문제는
없습니다."

녀석은 금새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수술 부위가 아물면 다시 자기가 살던 곳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지난 13일 낮.

수달이 방사되기 몇 시간 전
연구원들이 마지막 먹이를 주려고 합니다.

낯선 사람들의 등장에 사뭇 긴장한 녀석은
먹이를 줘도 잘 먹지 않습니다.

하지만 건강 상태는 매우 좋습니다.

신천 상류 장암교 부근.

살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을 알기나 하는 듯
수달은 흥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신천을 가로지르는 징검다리 보 가운데로
옮겨진 수달.

◀INT▶한성용 박사/한국수달보호협회장
"먹이감도 있고 수풀이 있어서 보금자리 조건도 갖추고 있는데 그래서 현재로서 사냥 활동이나
그런 측면은 문제없이"

잠시 후 방사 작업이 이뤄집니다.

녀석은 며칠 동안 갇혀 있던 포획틀을 벗어나
물속으로 빨려나가듯 헤엄쳐 나갑니다.

유선형 몸을 능숙하게 움직이며
자유롭게 누빕니다.

(S/U) "수달은 포획된 지 엿새 만에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이 녀석의 이동경로는
배속에 삽입된 발신기에서 보내는 신호에 의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선신호의 수신반경은 최대 4km,
발신기의 수명은 최대 3년 입니다.

◀INT▶한성용 박사/한국수달보호협회장
"수달이 어디서 잠을 자며 어디서 쉬고 있으며
또 어떤 환경을 가장 좋아하는가를 우리가
알아낼 수가 있습니다."

수달 연구팀은 정기적으로 신천을 찾아
수달의 이동경로를 추적할 예정입니다.

신천수달의 무선 발신 추적연구는
도시에 사는 수달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로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시도입니다.

신천수달의 이동경로는 수달 보호에
소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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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병철 simbc@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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