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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적으로 3만명,
대구와 경북에서는 3천 명이 넘는 장애인들이 재활원이나 요양원같은 이른바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외부와 격리돼 있다 보니
인권침해가 끊이지 않고 있고,
무엇보다 '보호'라는 명목으로
언제까지 시설에 묶어놔야 하는지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대구문화방송은 '시설에 갇힌 장애인 문제'를
오늘부터 집중적으로 전해드립니다.
첫번째 순서 윤영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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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지난 2013년 12월 14일,
대구의 한 장애인 시설에서 재활교사 A씨가
30대 지적장애 1급 B씨를 다른 장애인들 앞에서
5분 이상 폭행했습니다.
◀INT▶장애인 거주시설 관계자
"그 거주인이 진정될 수 있도록 누르고
있었어요.. 거기에 폭행이..주먹으로 때리고
이런 건 아니고 장애인이 난동 부리는 거를
누르고 있었고 그게 좀 5분, 10분 누르고.."
고통을 호소하는 B씨는 빈방에 감금됐고
풀어달라며 문을 두드려 손가락까지 골절됐지만
일주일이 지나서야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S/U)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대구 장애인 시설의
인권 실태를 전수조사한 결과 20곳 가운데
7곳에서 인권 침해가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권침해는 물론이고
본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강제로 시설에 수용된
장애인들도 부지기수입니다.
오지에 자리한 경북의 한 요양병원.
시각장애 1급인 C씨는 5년 넘게 이 병원에서
사실상 갇혀서 살고 있습니다.
◀INT▶C씨(45살)/시각장애 1급
"아까 휠체어 타고 빨간 잠바 입은 사람 봤죠? 그 사람도 시각장애인이거든요..그 사람도
한 7년 됐습니다.. 여기 다 7년, 5년,
뭐 10년..40년 된 사람도 있어요, 이 병원에"
10년 전 시력을 잃고 경제력이 없어지자
가족들이 강제로 입원을 시켰고
40대 중반의 나이지만 독립적인 생활은커녕
외출조차 할 수 없습니다.
◀INT▶C씨(45살)/시각장애 1급
"(부모님이)퇴원 안 시켜줘준대요..
죽을 때까지 있으라고 한대요..
어이가 없잖아요 솔직히.. 나도 나이 더 먹으면 밖에서 사회생활하려고 해도 못 할 텐데.."
대구시에 따르면 자신의 의지로
시설에 들어간 장애인은 7.3%에 불과하고
10년 이상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경우도
8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또 절반 이상이 식사나 취침, 외출 등의
기본적인 자유를 누리기 위해
시설을 떠나고 싶어하지만
본인의 의지로는 풀 수 없는
현실적인 벽 앞에서 주저앉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영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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