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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10월 항쟁의 희생자 유족들은
국가 공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가족을 잃은 것도 모자라
오랜 세월 동안 좌익의 가족이라 매도당하고
연좌제에 묶여 고통을 겪어 왔습니다.
60여 년을 숨죽여 살아왔던 유족들의 고통,
도건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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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선생과 함께 남북협상에 참가했던
독립운동가 채충식 선생의 손녀 채영희씨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어릴 적 여읜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습니다.
◀INT▶ 채영희/10월항쟁유족회장
"정보형사들이 집에 와서 아버지가 북으로 갔다
북에서 남쪽으로 남파됐다 그런 식으로
거짓말을 하면서 우리를 괴롭혔거든요."
아버지 채병기씨는 10월 항쟁에 참여했다가
강제로 국민보도연맹에 가입돼
한국전쟁 직후 대구형무소에 수감된 뒤
지금의 가창댐 근처에서 학살됐습니다.
◀INT▶ 채영희/10월항쟁유족회장
"엄마는 항상 살아남아라 그 소리만 했어요.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라는. 너의 아버지가 절대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거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니까 너는 살아남아라."
10월 항쟁 유족회 활동을 하고 있는 이성번씨의 할아버지 이병옥씨는 영남일보 기자로 일하다
10월 항쟁 당시 운수노조 위원장으로 참여한 뒤
역시 보도연맹에 강제로 가입돼
가창골에서 학살됐습니다.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중인 이씨는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상고할 생각입니다.
◀INT▶ 이성번/10월항쟁유족회 사무처장
"저희들이 계속 이겨야 다른 분들한테도 영향을 미치는 거니까 대법 가서 다시 한번 더 정확하게 100% 이길 때까지 한번 싸워보는 거죠."
10월 항쟁 희생자들은 국가 공권력에 의해
재판도 없이 억울하게 처형됐지만
명예회복과 추모사업은 커녕
유골조차 제대로 안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INT▶ 이성번/10월항쟁 유족회 사무처장
"발굴된 유해들이 떠돌고 계신단 말입니다.
코발트도 마찬가지고 이런 유해들이 실제로
모 대학교에 안치가 된 상태. 그것부터 먼저
안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셔야 되고"
◀INT▶ 채영희/10월항쟁유족회장
"국가가 국민을 학살했는데 시한이 어딨습니까? 이 법(특별법)을 통과시켜 영원히 억울한 사람들 밝혀주는 것이 국가가 해야할 일이고"
10월항쟁 희생자를 포함해 대구 경북의
민간인 학살 희생자는 3만명으로 추정되지만,
진실화해위에서
진실규명이 결정된 것은 10%에 불과해,
나머지 대부분의 유족들은
여전히 과거의 아픔을 가슴 속에 묻은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도건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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