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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으로 불리는 간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로 환자들은 2중고를
겪고 있는데요,
간질 때문에 사람들에게 외면받고
평생 외톨이로 살아온 60대 여성의 사연을
들어봅니다.
김은혜 기자입니다.
◀END▶
◀VCR▶
겨우 한명이 누울 정도의 공간이 전부인
수성구 만촌동의 한 쪽방.
67살 이영희 씨가 사는 곳입니다.
어릴 때부터 뇌전증이라 불리는 간질을 앓아온
이씨는 느닷없이 찾아오는 발작 증세 탓에
일하는 곳마다 쫓겨난데다
가족에게서마저 버림을 받아 30여년을
혼자 지내고 있습니다.
뇌전증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편견 때문에
외톨이로 지내온 이 씨는
심각한 대인기피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INT▶이영희
"약먹고 죽어버릴려고도 많이 그랬고....
말도 못하겠어요. 이 동네서는 모자 푹 덮어
쓰고 얼굴 안보이려고 내가 이리저리 보고
사람들 없으면 나가고..."
몸까지 다쳐 장애를 겪고 있는 이 씨는
일주일에 두세 번 복지관에서 주는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단절된 할머니를 연결해 주는 건
몇몇의 복지담당 공무원이 전부,
고맙고 미안함에 눈시울을 붉힙니다.
◀INT▶이영희
"누가 나 죽고 나면 처리해 주겠는가 싶기도
하고..정부도 고맙잖아요. 이렇게 수급비 주고
그러는데 더는 필요로 하면 안되잖아요"
간질환자라는 낙인이 찍힌 감옥같은 곳을
떠나면 나아질까,
임대 주택을 신청해 선정됐지만
보증금 220만원이 없어 포기한 뒤로는
우울증 증세까지 겹쳤습니다.
◀INT▶심계향/수성구청 희망복지지원단
"새로운 곳을 마련해 드리는 게..삶의 터전이
바뀌면 지금까지 살아오셨던 만큼 힘든 부분을
많이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당하기 힘든 냉대를 겪으며
스스로 어두운 세계에 갇혀버린 그녀에게
새로운 희망의 빛, 따뜻한 온정의 손길이
절실합니다.
MBC뉴스 김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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