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우리 주변에는 남몰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보기 드문 훈훈한 이야기가 있어
소개해드립니다.
생면부지의 할머니를 위해
계곡에 손수 다리를 놓아준
한 40대의 이야기입니다.
권윤수 기자입니다.
◀END▶
◀VCR▶
인적이 드문 골짜기 허름한 집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88살 최태선 할머니에게
쌀과 부식거리를 가져다주는 추연택 씨.
◀SYN▶
"요거는 삽겹살 그리고 참기름...냉장고에
넣어 놓을게요."
모자지간 같아 보이지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남입니다.
10여 년 전 남편과 사별한 최 할머니는
시각장애인 딸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
혼자 살고 있습니다.
추 씨는 이런 할머니를 위해 9년 전부터
음식과 땔감을 마련해주는가 하면
돌다리를 건너는 게 위태롭다며
계곡에 다리까지 놓아줬습니다.
◀INT▶추연택
"등산을 자주 하다가 혼자 사시는 것 보니까
안 좋고, 돌봐줄 사람도 없고 그래서."
초록색 아치형 다리는
추 씨가 직접 놓은 두 번 째 다리입니다.
4년 전 태풍 '매미'가
먼저 만든 다리를 휩쓸고 가버렸지만,
행정 기관의 손길은 이 곳까지 미치지
못했습니다.
◀INT▶최태선/88살
"'내가 살면 얼마나 사냐 (다리)놓지 마라'
그랬다. '가다가 물에 빠져 죽으면 어떡할래'
하면서 놓아준거다. 참 고맙다. 나는 눈 감아도
저 사람은 안 잊는다."
말 못할 고민도 잘 들어주는 할머니가
이제는 친구 같고 애인 같다는 추 씨.
살아계시는 부모님께 미안하다면서도
할머니 걱정이 앞섭니다.
◀INT▶추연택
"나이 많아서 건강이 좋지 않아 걱정이에요.
큰 비가 무사히 지나가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MBC뉴스 권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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