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MBC NEWS

이웃에 희망을

이태우 기자 입력 2004-03-19 16:36:28 조회수 0

◀ANC▶
대구문화방송의 기획보도 '이웃에 희망을',
오늘은 반백 년을 수절한 아내를 찾아왔디
조국에서 홀로 남아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81살 주광환 할아버지의 딱한 사연을
이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ND▶















◀VCR▶
지은 지 백 년이 다 돼가는 퇴락한 농가,

구석구석 아내의 숨결과 손때가
배어 있지 않은 곳이 없지만
지난 달 말 아내가 세상을 등진 뒤로는
모든 것이 삶의 무게로만 다가옵니다.

열일곱, 열아홉 꽃같은 나이에
중국 지린성에서 만나 결혼했다가
아내가 고령에 있는 친정에 간 사이에
해방이 되고, 남북이 갈리고 말았습니다.

그 후 51년, 아내는 주광한 할아버지가
11년 전 한국땅을 밟을 때까지 수절했습니다.

◀INT▶주광환(81) 고령군 덕곡면
(�은 청춘을 홀로 있어 얼마나 쓰라린 고통을.. 늘그막에나 함께 몇 해라도.......)

아내가 세상을 뜨고 남은 것은
남의 이름으로 된 집과 땅,
그리고 하루하루 생계를 스스로 꾸려야 한다는 생활의 무게였습니다.

아직 국적도 회복하지 못해 불법체류자 신세고,
결혼신고도 돼 있지 않아서
사회보장 혜택은 전혀 받지 못합니다.

◀INT▶주광환(81) 고령군 덕곡면
(목숨이 붙어 있으니까, 이럭저럭 있지...
중국으로 가려니 여비도 없지, 갈래야 갈
형편도 못 되지, 그냥 살다 죽는거지)

지금까지도 기구하게 살아온 할아버지에게는
혼자 남아서 이제부터 보내야 할 시간이
더 무겁고, 아득하게 느껴집니다.
MBC뉴스 이태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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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우 leetw@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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