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MBC NEWS

장승 조각가

한태연 기자 입력 2004-01-24 17:40:40 조회수 0

◀ANC▶
대구시내 한 등산로에 여러가지 모양을 한
장승 수십 개가 서 있어
등산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이 장승들은 태풍 때 쓰러진 나무들을 이용해서
마을 주민이 직접 깎아 만든 것들입니다.

한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END▶












◀VCR▶
대구시 북구 함지산 정상 문턱에 다다르면
장승 30여 개가 눈에 들어옵니다.

농부 가족 6명을 나란히 조각한 장승을 비롯해
갑신년 원숭이 띠에 만들었다는 뜻으로
원숭이 가족 모양 장승도 있습니다.

양끝을 장승으로 만든 벤치도 눈에 띕니다.

산 정상 등산로 장승에는 마음을 비우라는 뜻의
철학적인 글귀도 새겨져 있습니다.

◀INT▶김교훈/대구시 읍내동
"이 조각을 보고 처음에는 북구청에서 만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구구절절 좋은 내용 밖에 없고..."

S/U] "이 산에 서 있는 장승들은
지난 태풍 매미로 쓰러진 나무들을
활용해 만들어졌습니다"

조각을 한 사람은 산 아래 동네에 사는
55살 지호환 씨,

외환위기 때 사업에 실패하고 귀향한 지 씨는 함지산에 버려진 나무들을 보면서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고 한 때 배웠던 목공기술을 활용해 장승을 깎기 시작했습니다.

◀INT▶지호환/장승 조각가
"욕심을 버리고 세상을 살아가라는 의미에서
이런 글을 새기게 됐다"

지 씨는 장승을 보면서 삶을 뒤돌아보는
등산객들을 위해 지금도 곳곳에 쓰러져 있는 나무를 모두 장승으로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MBC NEWS 한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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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연 hanty@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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