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지갑 사정이 넉넉치 못해도,
또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설은 역시 즐거운 명절입니다.
북한을 탈출해 반세기 만에 고향 땅에서
설을 맞은 국군포로 전용일 씨에겐 이번 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뜻깊을 것입니다.
전 씨는 전쟁터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손을 잡았던 어머니에게 감격의 차례를 올렸습니다.
한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END▶
◀VCR▶
50여년 만에 고향땅을 밟은 전용일 씨가
설 차례를 위해 한복으로 갈아 입습니다.
◀INT▶전용일
"훨훨 날고 싶지. 몇십년 만에 한복 처음
입어 보니깐"
먼저 찾은 곳은 할아버지, 할머니
차례를 지내는 장손 영곤 씨 집,
오랜만에 차례를 지내는 탓에
물어봐야 할 것도 많습니다.
한 시간 뒤 전 씨는 세상을 떠난 형
한일 씨 집에서 부모님 차례상 앞에 섰습니다.
6.25 전쟁중인 1951년 입대할 당시
마지막으로 어머니 손을 잡았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INT▶전용일
"어머니의 따뜻한 품으로 온 기분이죠.
보세요. 많은 조카들이 어머니의 넋을 이어서
이 후손들이 이렇게 (차례를) 지내지 않습니까?
차례를 끝내고 세배를 받으면서
덕담과 함께 세뱃돈도 나눠 줍니다.
◀SYN▶
"이제 이 할아버지하고 잘 살자..."
친척들도 오늘 같은 설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INT▶전수일/동생
"형님 오시니깐 기쁘고, 기쁜 걸 말할 수 없습니다."
◀INT▶김순연(82)/형수
"그러니 얼마나 반갑냐? 죽었던 사람이 살아온거야. 여기 이 사람은..."
S/U] "모처럼 찾아온 강추위지만
전용일 씨는 50여년 만에
친지들과 따뜻한 설을 보내고 있습니다.
MBC NEWS 한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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