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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대구 지하철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이번 추석이 그리 달갑지 않습니다.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20대 청년이
참사로 어머니마저 잃게 되자
당장 추석 차례가 걱정입니다.
한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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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동구 신기동에 사는
29살 박경우 씨.
지난 97년 아버지를 여의고
지난 2월에는 대구지하철 참사로
어머니마저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야 했던 박 씨는
7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 때를 잊지 못합니다.
참사가 일어나기 전까지
신문배달을 한 박 씨는
사고 소식을 들은 뒤부터 지금까지
줄곧 시민회관에서 지내야 했습니다.
3주 전에야 겨우 추스리고 집으로 돌아와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박 씨는
다가 오는 추석이 여간 걱정이 아닙니다.
제사용 목기를 꺼내 닦아 보지만,
음식 장만은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살아 있다면
이런 걱정도 하지 않으련만,
박 씨는 세상이
그저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INT▶박경우/고 이경희씨 아들
"자꾸 생각이 나죠. 명절이라 모두들 바쁜데
저는 그런 기분도 나지 않고...."
박 씨는 고민 끝에
주문용 제사상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흩어져 살던 온 가족이 모여
즐거워해야 할 한가위지만
사고 후 처음 맞는 명절에
지하철 참사 유가족들의 마음은
더욱 무겁습니다.
MBC NEWS 한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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