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상북도가 영덕 강구항 일대의 상습적인 교통난 해소를 위해 해상 대교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근 마을 주민들은 대형 구조물이 해안 조망권을 침해해 땅값 하락에 따른 재산권 피해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어민들도 대형 교각 때문에 어선 충돌 사고가 우려된다며 설계 변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형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바다 위로 영덕 강구항과 삼사 해상공원을 잇는 강구 대교 건설 현장입니다.
강구항 일대 교통난 해소와 관광객 편의를 위해 2021년 11월 착공해 현재 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최대 21미터 높이의 다리와 7미터 높이의 도로 구조물이 마을 앞 해안 쪽으로 들어설 경우 심각한 조망권 피해가 예상됩니다.
이 마을 주민은 모두 6백여 명.
바다 경관이 가려져 재산권 피해도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태근 영덕 강구면 오포3리 이장▶
"저희 마을은 대대로 바다가 보이는 청정지역입니다. (강구대교 건설로) 바다도 많이 가리고 조망권도 침해가 되고 재산권도 다리 밑에는 당연히 땅값도 떨어집니다."
어민들의 반대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강구항을 매일 오가는 어선은 모두 60여 척.
항구 입구의 폭이 백여 미터에 불과한데 대형 교각이 해상에 설치될 경우 어선 충돌 사고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박종학 영덕 연안자망 대게 어업인 연합회장▶
"항구가 협소한데 여기 대형 교각이 들어서 버리면 사실 어민들 야간에 조업을 나가면 매우 위험합니다. 생명에도 지장이 있고, 생존권에도 지장이 엄청 많습니다."
반대 주민들은 다리와 도로 선형을 바다 쪽으로 50여 미터 옮기는 설계 변경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업 주체인 경북도는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강구대교는 500억 미만 예타 면제 사업으로 설계 변경으로 공사비가 증액될 경우에는 사업 자체가 불가능해진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역 발전을 위해 강구대교는 조속히 건설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지속될 경우 2026년까지 목표로 한 공사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MBC 뉴스 김형일입니다. (영상취재 조현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