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의 도시, 대구
경기가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특히 대구의 자영업자들은 혹독할 정도라는 자료가 나왔습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부채가 코로나 때보다 더 커지고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 기준으로 자영업자를 분류한 결과, 대구는 지역 내 총생산, GRDP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5%입니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데요, 전국 평균이 14% 정도인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대구의 자영업자 수와 종업원 수는 대구 전체의 83.9%, 44.1%로 이 역시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그런데, 대구 경제의 1/4에 해당하는 자영업자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 상당수는 부도가 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위기로 내몰리는 자영업자
그런데 2024년 2분기 기준, 대구의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부채가 3억 8천만 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4천만 원 정도 높습니다.
게다가 자영업자 가운데 대출기관 수가 3개 이상이고 하위 30%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자를 일컫는 취약차주 비중이 높아지고 이들의 연체 비율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대구 전체 연체율이 2.7%인데 전국 평균보다 1.1% 포인트 더 높습니다.
여기에 취약차주 연체율은 19.7%로 전국 평균의 두 배가 넘습니다.
이번 조사 분석을 수행한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경제조사팀 박나라 과장은 "대구 지역은 다른 광역시보다 영세한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데 이 부분이 코로나 이후에 소비 둔화를 영세한 자영업자 위주로 크게 영향을 받으면서 부채 증가와 연체율 상승이 빠르게 나타났습니다."라며 부채 증가와 연체율 증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2022년부터 2023년 3분기까지 자료를 보면 대구는 경기 침체로 임금 근로자가 줄면서 자영업자 수가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짧은 기간 갑자기 많이 늘어난 자영업자 상당수가 영세한 데다 코로나 이후 바뀐 소비 세태를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대구 자영업자의 업종별로 보면 도소매업이 24.4%, 부동산 22.4%, 기타 서비스 19.4%, 음식·숙박업이 10.4% 순입니다.
이 가운데 숙박음식점의 부채 비율이 13.6%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연체율도 가장 높았습니다.
심지어 숙박음식업 연체액의 83%는 50대 자영업자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50대 이상 자영업자 '더욱 혹독'
대구 자영업자들의 연령별 전체 부채 연체율도 50대가 가장 높았습니다.
코로나 이후 2024년 2분기까지 자영업자 연령별로 본 부채의 증감 자료에 의하면 60대 이상이 부재 8%가 넘게 오르면서 가장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경제조사팀 박나라 과장은 "대구 지역의 50대 자영업자의 경우에는 숙박음식업 종사자 비율이 굉장히 높습니다. 코로나 이후에 숙박 음식업에 피해가 가장 컸고 연체율이 크게 나타나는 업종이어서 50대 차주의 연체율에 영향을 많이 미쳤습니다."라며 코로나 이후의 소비 행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것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질 좋은 일자리
결국 대구는 자영업자 기준으로 보자면 경기가 어려워져서 일자리가 줄었고 줄어든 일자리만큼 직장인들이 자영업에 뛰어들었지만 대부분 영세하고 상당수는 경기침체를 견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게다가 대구의 임금 근로자들 가운데 퇴직 후 33.4%가 소규모 자영업에 뛰어드는 등 은퇴자들의 자영업도 늘고 있어, 자영업 경쟁을 더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대구의 자영업자 경쟁도, 즉 인구 백 명당 자영업자 수는 2024년 9월 기준 10.7명으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 와중에 자영업자 간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잘 되는 곳'은 잘 되고 '그렇지 않은 곳'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입니다.
대구 자영업자 부채 규모와 연체율이 코로나 시기보다 더 높고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말은 대구 자영업자들 사이에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고 지금 상태로 방치하면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됩니다.
지원이 시급한데요,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정부의 새출발기금을 비롯한 채무조정 프로그램 등을 적극 도입해서 자영업자들의 재기를 지원하는 등의 지원책도 제안했습니다.
또 고령자의 자영업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좋은 일자리 창출과 유지, 혹은 퇴직 후 유연근무 도입 등의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떤 형태로든 지원을 해서 자영업자 구조조정이 큰 충격 없이 진행되지 않으면 자영업 위축에 따른 대구의 경제 규모가 감소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