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점수까지 나왔는데, 끝나지 않은 의정 갈등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점수가 발표됐습니다.
대학마다 수시 전형을 마무리하고 있고 12월 31일부터는 정시 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합니다.
그런데, 의대 모집이 어떻게 될는지 아직도 갈등과 혼선이 여전합니다.
의료계는 지금이라도 의대 정원 확대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러든 저러든 대혼란은 불가피합니다.
어떤 사정 때문일까요?
의정 갈등 대화, 누구랑 하지?
끝없는 강 대 강 대치로 커져 온 의정 갈등을 풀기 위한 기구로 여당 주도의 여야의정협의체가 출범했습니다.
협의체에 참가해 온 의료계는 더 이상 논의가 무의미하다며 이달 초 탈퇴를 선언했고 운영도 중단됐습니다.
그 이후 강력한 사건이 터졌습니다.
'12·3 내란'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안 통과로 집무가 정지됐습니다.
국무위원이 있습니다만 만신창이가 된 상황이죠.
그리고, 여당은 한동훈 대표가 물러났습니다.
누가 누구랑 대화를 해야 할지 논의 주체조차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의료계 "대법원 결정 속히 결정하라"
의료계는 연일 지난 8월 제기한 의대 증원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늦어지고 있다며 빠른 판결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대학은 12월 18일로 수시 최초 합격자 등록이 마무리됐고, 추가 합격 절차를 밟고 있는데요.
12월 31일부터는 대입 정시 원서 접수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정시 모집 전 신입생 모집 중단을 결정해야 그나마 혼란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시 의대 모집 중단하면 입시 대혼란
의료계 주장대로 신입생 모집 중단을 결정하면 어떻게 될까요?
수능은 이미 치렀고 원서 접수만 남은 상황에서 대학 입시 대혼란이 벌어질 겁니다.
의대 정원이 늘어나 상위권 학생들, 재학생뿐 아니라 이미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도 휴학을 하고 대거 재수, 삼수에 뛰어들었는데, 일순간 물거품이 되는 겁니다.
의대뿐 아니라 그로 인한 입시 전 영역에서 대혼란이 이어질 겁니다.
증원 강행하면 의료 파행 장기화
정부 방침대로 정원을 늘리면 어떻게 될까요?
2025년도 의대 1학년은 올해 휴학생을 포함해 기존 정원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졸업하기까지 6년 내내 강의실 수업뿐 아니라 현장 실습 등 정상적인 교육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입니다.
떠난 전공의들이 복귀할 가능성도 그만큼 낮습니다.
2025년에도 전공의 없는 의료 공백 이어질 듯
대학병원 위주의 상급종합병원은 올 한 해 전공의 없이 운영됐습니다.
가족이나 지인이 병원 가야 하는데 때를 놓치고 발만 동동 구른 사례가 부지기수입니다.
이런 의료 공백은 2025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최근 마감한 2025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대구는 7개 수련병원에서 297명 모집 정원에 4%에 불과한 12명 지원에 그쳤습니다.
전공의를 수련해 전문의를 배출하는 수련병원이란 이름이 무색합니다.
의정 갈등이 의료 공백, 교육 파행 거쳐 의료 시스템 위협
어떤 시스템을 파괴하는 건 순식간입니다만 구축 또는 재구축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의료 역시 마찬가집니다.
천만다행으로 떠난 전공의가 당장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1년 빠진 만큼 전문의 배출은 1년 불가능합니다.
그동안 의료계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힌 필수 의료와 지역 간 불균형은 더 심화할 수 있습니다.
의료 교육 기반을 갖추지 못한 의료 교육은 질 낮은 의료인 배출로 이어질 거란 우려가 단순한 우려로 끝날 것 같지도 않아 보입니다.
대화로 풀자며 어렵게 출발한 여야의정협의체마저 중단되고 내란 사태로 진퇴양난에 빠진 의료 공백과 의료 교육 파행이 장기화하며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을 위협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