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부담과 소득 감소 등의 이유로 국민 과반수가 2025년 소비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모노리서치에 맡겨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1월 13일부터 20일까지 '2025년 국민 소비지출계획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3%가 2025년 소비 지출을 올해보다 축소할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소득 하위 60%인 1~3분위는 소비를 줄일 것이라고 답한 반면, 상위 40%에 해당하는 4~5분위는 소비가 늘 것이라고 답해 소비 양극화가 예상됩니다.
소득 분위별 내년 소비 전망을 자세히 보면,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1분위는 6.3% 감소, 2분위 4% 감소, 3분위 0.1% 감소, 4분위 1.1% 증가, 5분위 1.2% 증가로 조사됐습니다.
한경협은 소득이 낮을수록 고물가와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에 민감하기 때문에 소득수준에 반비례해서 소비지출 감소 폭이 커지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풀이했습니다.
소비 지출 축소 이유는?⋯고물가 지속 44% 소득 감소·실직 우려 15.5%
국민들이 2025년 소비 지출을 축소하려는 이유는 고물가 지속(44%)을 가장 많이 지목했습니다.
다음으로 '소득 감소·실직 우려' 15.5%,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증가 8.5%로 뒤를 이었습니다.
소비 감소가 예상되는 품목으로는 여행·외식·숙박(17.6%)이 가장 많았고 여가·문화생활(15.2%), 의류‧신발(14.9%) 순으로 나타나 야외 활동과 관련된 분야를 중심으로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반면 음식료품(23.1%), 주거비(전·월세, 전기‧가스‧수도 등, 18.0%), 생필품(화장지‧세제 등, 11.5%) 등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고정적인 지출이 발생하는 필수 소비재 품목을 중심으로 소비지출 증가가 예상됐습니다.
국민들은 내년 소비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고환율·고물가 지속(43.2%),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증가(16.4%), 자산 시장(부동산 등) 위축(12.7%) 등을 지적했습니다.
소비 재활성화 시점은?⋯2026년 이후 75.7%
소비가 다시 활성화되는 시점은 '기약 없음' 35.1%, 2026년 24.6%(상반기 14.8%, 하반기 9.8%), 2027년 이후 16.0% 등 최소 2026년 이후를 예상하는 응답이 75.7%를 차지했습니다.
이미 활성화(2.5%) 또는 2025년(상반기 5.8%, 하반기 16.0%)이라는 응답은 24.3%에 그쳤습니다.
국민 10명 중 4명은 가계 형편이 어려워질 것으로 응답해 2025년 소비심리가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가계 형편이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은 42.2%(악화 33.0%, 매우 악화 9.2%)였습니다.
형편이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12.2%(개선 10.7%, 매우 개선 1.5%)에 그쳐 악화할 거란 응답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습니다.
2024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45.6%였습니다.
소비 개선을 위한 정책 과제로는 '물가·환율 안정(42.1%),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완화'(20.1%), 금리 조절(11.3%) 등을 꼽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