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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벌써 봄맞이 준비를 하는 곳이 있다고?···새해 여는 묘목 농가 "하지만 모든 일정이 보름 정도 뒤로 밀리고 있습니다"


"추위가 한창인데 벌써 봄맞이 준비를 하는 곳이 있다고?"
네~ 맞습니다. 한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봄맞이 준비가 한창인 곳도 있습니다.

경북 경산의 묘목 농가들은 추위가 한창인 1월부터 봄맞이 준비를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봄이 오기 전에 나무를 접붙이는, 이른바 '접목'을 끝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루해가 짧을 정도입니다."
1월 15일 경북 경산시의 협조를 받아 접목이 한창이라는 경산의 한 영농조합법인 작업장을 찾았습니다.

주소를 내비게이션에 찍어 현장에 도착해 보니 2년 전쯤 봄맞이와 접사 부족, 기계화 변화 추세 등을 취재하기 위해 찾았던 곳이었습니다.

작업장에 들어서니 2년 전에 봤던 익숙한 얼굴도 간간이 보였습니다. 

다만 그때보다는 더 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결속사의 자리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접사들은 뿌리가 될 대목의 끝에 예리한 칼집을 낸 뒤 그 틈새에 여러 품종의 나뭇가지인 접수의 끝을 깎아서 끼우는 접목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결속사는 접사의 바로 옆에 앉아서 접목한 부위를 비닐로 감아서 고정하느라 역시나 고개를 들 시간조차 없어 보였습니다.

접목 작업은 이처럼 접사와 결속사가 한 조가 되어서 합니다.

접목 작업이 끝나면 저온 저장고로 옮겨뒀다가 3~4월에 밭에 심어 묘목으로 키웁니다.

그래서 2월 말까지는 작업을 끝내야 하는 만큼 접사와 결속사의 손은 쉴 새 없이 바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너무 바쁜 것 같아서 말 붙이기가 참 힘들었지만 2년 전에도 인터뷰했던 분이 눈에 띄어서 슬그머니 마이크를 들이밀고 힘드시지 않으냐고 물어봤습니다.

김영숙 경산시 진량읍 (접사 경력 40여 년) "어려운 것은 없어요. 다 하는 일인데요. 다만 몸이 피로하고 몸이 고되다는 것뿐이고 다른 것은 어려울 게 없지요, 늘 하는 일인데요."

경력 40년이 넘는 베테랑이시지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불량이 나오는 만큼 대목과 접수를 깎는 손에 온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봄맞이 준비를 하고 있지만 걱정거리는 있습니다."

2025년 새해 농사를 접목으로 시작하며 짧디짧은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걱정거리는 있다고 했습니다.

2024년 봄에는 비가 너무 잦아서 밭이 질어지다 보니 저온저장고에서 밭으로 옮겨 심는 시기를 뒤로 늦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뒤늦게 밭에 옮겨 심다 보니 묘목의 활착률이 떨어지고 고사율이 높아져 애를 먹었다고 했습니다.

이상기후가 일상이 되다 보니 2025년 봄에도 2024년과 같은 날씨가 반복되면 어쩌나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김호문 00 영농조합법인 종자관리사 "4월에 냉해가 일찍 오느냐 늦게 오느냐와 냉해가 짧으냐 기냐에 따라서 농사의 시작이 결정이 많이 되는 부분이라서 기후가 좀 많이 걱정됩니다."
"모든 일정이 보름 정도는 뒤로 밀리고 있습니다"
기계로 접목하는 인근의 농원도 찾아가 봤습니다.

"모든 일정이 보름 정도는 뒤로 밀리고 있어요." 

2024년에도 기사로 전해드린 적이 있습니다만, 2024년 늦가을까지 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대목 굴취나 접수 채취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무의 잎이 떨어지고 월동 준비가 돼야 대목 굴취나 접수 채취를 할 수 있는데 고온이 계속되니 모든 일정이 뒤로 밀릴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대목 굴취와 접수 채취가 늦어지다 보니 덩달아 접목 등 봄맞이 준비도 보름이나 뒤로 밀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서현탁 00 농원 대표 "단풍 들고 잎이 떨어져야지 나무가 건강한 상태로 겨울 준비, 월동 준비를 하는데, 그 준비를 제때 못하니까 뒤로 밀려진 거죠. 대목 굴취도 늦어지고 접수 채취도 잎이 안 떨어지니까···"

"2025년 봄에는 날씨를 잘 살피고, 저온저장고에서 작업해 놓은 물량을 꺼낼 때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관계 당국도 2025년 봄 변덕스러운 날씨가 반복될 때를 대비해 영농 기술 지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최병호 경산시농업기술센터 농학박사 "창고에서 온도를 서서히 높여서 10도 정도에서 적어도 3일 길게는 일주일 정도 나무 겨울잠을 깨워서 그런 이후에 노지에 재식하게 되면 좀 더 활착률을 높일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합니다."

접목으로 2025년 새해를 분주하게 열고 있는 묘목 농가에 이상기후는 반드시 헤쳐나가야 할 일상이 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서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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